상호금융 단위조합 3곳 중 1곳 적자…연체율 2배 급증

농·수·신협과 산림조합 건전성 지표, 5년만에 최악 성적
총자산수익률 5년 새 모두 감소세
유동수 의원 "금감원이 중앙회·대형 조합도 감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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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를 떠받쳐온 상호금융 전국 단위조합이 3곳 중 1곳 꼴로 적자를 기록하고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농·수·신협과 산림조합 등 4개 상호금융의 전국 단위조합 2208개 중 745개가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적자 단위조합 비율이 가장 높은 상호금융사는 수협이다. 수협은 전국 90개 조합 중 66개(73.3%)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산림조합과 신협, 농협이 뒤를 이었다. 산림조합은 141개 단위조합 중 80개(56.7%)가 적자를 내고, 신협은 총 866개 단위조합 중 441개(56.7%)가 순손실을 기록했다. 농협은 단위조합 1111개 중 순손실 조합은 154개로, 적자조합 비율은 13.9%로 나타났다.


적자조합의 증가로 인해, 상호금융사의 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4개 상호금융사의 건전성 지표인 총자산수익률(ROA)과 연체율 모두 5년 만에 최악의 지표를 기록했다.


총자산수익률(ROA)은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자산 대비 순이익 규모를 의미한다. 4개 상호금용사의 ROA는 5년 새 모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협은 2019년 0.21%에서 올해상반기 -0.42%로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신협은 0.36%에서 -0.17%로, 산림조합은 0.47%에서 -0.14%로 낮아졌다. 농협 역시 0.42%에서 0.29%로 감소했다.

4개 상호금융사의 연체율은 5년 사이 모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림조합은 2019년 1.67%에서 올해 상반기 5.63%로 3.4배나 급등했다. 농협의 연체율은 2.7배, 신협은 2.3배 증가했고, 수협은 2.2배 상승했다.


상호금융사의 부실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지목되고 있다. 상호금융사들은 저금리 시기에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확대하며 외형 키우기에 나섰으나 고금리로 전환되며 사업성이 악화된 사업자들의 대출이 부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호금융의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54조6000억원으로 전체 위험노출액(216조5000억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상호금융사의 건전성 악화와는 달리, 상호금융사의 자산 규모는 커지고 있다. 상호금융사의 단위조합 중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조합은 증가추세다. 4개 상호금융 중 1조원 이상 단위조합은 2019년 89개에서 2021년 100개를 돌파(115개)하고, 올해 상반기 163개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유 의원은 상호금융사의 부실화된 확장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규제는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상호금융사는 사실상 금융업을 영위하지만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지 않는다. 상호금융사와 유사한 저축은행은 전체 79개 중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곳은 31개에 불과하지만 금감원의 관리 감독을 받으며 책무구조도 작성을 준비하고 있다.


유 의원은 "상호금융의 몸집은 커지고 있으나, PF부실과 내부통제 실패 등으로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상호금융사를 감독하는 소관 부처가 모두 제각각이고 느슨한 규제로 인해 사각지대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상호금융 역시 ‘동일업무, 동일규제’라는 원칙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상호금융 중앙회와 자산 규모가 1조 원 이상인 대형 단위조합은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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