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러보다 위험한 급진좌파" 선거일 군대 언급도(종합)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을 비롯한 반(反)트럼프 세력을 '내부의 적' '급진좌파 광인'이라고 언급하며 러시아, 중국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대선에서 이들로 인한 혼란이 발생할 경우 군대 동원도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와 함께 한국에 대해서는 재임 시 "훌륭한 거래를 했다"면서 주한미군을 지렛대 삼아 한미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 협상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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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일 혼란 가능성엔 고개 저어…反트럼프에 공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와의 인터뷰에서 11월5일 대선일에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쪽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두 개의 적이 있다.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이라며 "내 생각에 중국, 러시아 등 이 모든 국가(외부의 적)보다 더 위험한 것은 '내부의 적(the enemy from within)'"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똑똑한 대통령이 있다면 그들을 처리할 수 있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시사했다. 아울러 "우리에게는 매우 나쁜 사람들이 있다. 병든 사람이 있다. 급진적인 좌파 광인들"이라며 "필요하다면 국가방위군이, 정말 필요하다면 군대가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 군이 방치할 수 없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초박빙 구도의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할 경우 4년 전의 선거 불복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를 일축하는 동시 그 책임을 민주당을 비롯한 반트럼프 세력에게 돌린 셈이다. 앞서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할 경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지 못한다고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CNN방송은 "트럼프는 기소 상태에서도 1·6 의사당 폭동의 책임을 민주당을 포함한 다른 이들에게 돌리려고 해왔다"면서 "백악관 재입성 시 정치적 반대자를 쫓아내기 위해 사법제도를 무기화하겠다는 발언도 일상적으로 해왔다"고 전했다. NBC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군대 동원을 시사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의사당 폭동 사건 당시 국가방위군 투입이 몇시간 지연된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배치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캠프는 즉각 반발했다. 이안 샘스 수석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미국인들을 외국의 적보다 더 나쁜 '적'이라고 하고, 그들에게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말한다"면서 "그는 '첫날'에 독재자가 되겠다고 명사하고, 헌법의 '종료'를 요구하고, 통제되지 않고 전례없는 권력을 줄 아첨꾼들로 자신을 둘러싸려고 계획 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가 약속한 것은 위험하다"며 "그의 집권은 미국인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멕시코, 중국, EU와의 무역에서 당했다" 재협상 시사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지막으로 대화한 시점은 "이틀 전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근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그들(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이 재임했을 때 미국은 각국의 이란산 석유 구입을 저지했다고 자랑했다. 또한 '재집권 시 이란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가할 것이냐'라는 후속 질문에는 "말해줄 수 없다"며 "나는 협상에서 내가 할 일을 (미리) 말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우선순위 중 하나가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을 비롯한 무역협정 재협상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멕시코, 중국, 캐나다, 유럽연합(EU)에 당했다"며 "훨씬 더 나은 거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도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USMCA의 6년 차 재협상 조항을 발동하겠다고 통보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를 통해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자동차가 기존의 고율 관세장벽을 우회해 미국에 들어오는 일이 없게끔 100%, 200%, 1000% 등 얼마든지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 한국과도 훌륭한 거래를 했다"며 "나는 그들(한국)에게 '4만명의 병사(주한미군)가 거기 있는데, 그들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재임 시 주한미군을 지렛대로 삼아 한국과 방위비 분담금 등을 협상했음을 가리킨 말이다.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8500명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또다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주장을 앞세워 재협상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대단히 잘 지냈다"며 자신이 집권하지 않았다면 북·미 간에 핵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에 수반되는 재정을 어떻게 충당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세금, 관세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품에 200% 관세를 부과하면 소비자 가격이 오를 뿐이라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반복해 말하며 일축했다. 또한 취임 시 외국 기업이 미국 자동차 기업에 해를 미치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200%이든, 500%이든 상관없다. 미국에 차 한 대도 팔 수 없는 숫자를 넣을 것이다. 우리 기업에 피해를 주고 싶진 않다. 많은 자동차 기업(생산공장)이 미국으로 오게 될 것"이라며 "국경 건너편(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수백만 대의 차를 미국에 팔게 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대선 경쟁자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인터뷰를 방영한 CBS 시사프로그램 '60분'을 언급하며 "그녀는 무능하다. 60분에 출연해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는 가장 멍청한 답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그들(CBS)은 전체 대답을 버리고 완전히 다른 질문에 그녀가 한 다른 답을 편집했다. 아마도 이런 일을 여러 번 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CBS의 방송 라이선스를 박탈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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