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우울증 벗어나야"…MZ세대, SNS 끊기 챌린지 나서

SNS 이용, 우울증 발병률 높여
잠금앱·챌린지로 중독 해결

#직장인 최모씨(32)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 시간을 줄이고자 애플리케이션(앱) 잠금 앱을 다운로드했다. 지인들이 인스타그램에 명품 사진을 올릴 때마다 혼자만 뒤처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다. 퇴사한 직장 동료가 개인 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게시글을 본 뒤에는 퇴사 욕구가 일기도 했다. 최씨는 스크린 차단 앱으로 인스타그램 접속을 차단한 뒤에야 명상과 독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상대적 박탈감에서 기인한 이른바 '카페인 우울증'에서 벗어나고자 SNS 끊기 챌린지에 나서고 있다. 카페인 우울증은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자를 따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SNS를 통해 타인과 비교하며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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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SNS 사용 시간은 우울증 발병률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미국 아칸소대와 오리건주립대, 앨라배마대 연구진이 2022년 18~30세 성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SNS를 하루에 300분 이상 사용한 참가자 중 27%가 우울증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적 감정에 민감한 이용자가 하루에 300분 이상 SNS를 이용하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 높았다.


MZ세대는 타 연령대와 비교해 SNS 이용도가 높은 만큼 카페인 우울증에 상시 노출돼있는 상황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각각 58%, 44%가 하루에 1회 이상 다른 사람들의 SNS 게시글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는 같은 각각 31%와 27%만 하루에 1회 이상 타인의 게시글을 본다고 답했다.


일부 MZ세대들은 중독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SNS 사용 시간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온라인 앱스토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잠금 앱' 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앱을 사용하면 특정 시간 동안 SNS 접속을 차단할 수 있다. 대학생 김서영씨(27)는 "SNS에 접속해서 인플루언서가 올린 게시글을 볼 때마다 취업준비생인 내 처지랑 비교돼 종일 우울했다"며 "이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엑스(구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앱을 잠그고 토익 공부에 매진한다"고 말했다.

8일 한 챌린지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스마트폰 사용 시간 줄이기 챌린지가 업로드 돼있다. [사진=이지은기자]

8일 한 챌린지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스마트폰 사용 시간 줄이기 챌린지가 업로드 돼있다. [사진=이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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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최근에는 예치금을 걸고 도전하는 집단 챌린지까지 인기를 얻는 모양새다. 대학생 김모씨(25)는 2주 전 한 챌린지 도전 앱에 예치금 1만원을 결제하고 '하루 휴대폰 5시간 이하로 쓰기' 과제에 도전했다. 2주간 매일 특정 시간대별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5분 이하인 화면을 인증해야 예치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다. 김씨는"예치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려 노력하게 된다"며 "SNS에 내 삶이 크게 흔들리는 것 같아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카페인 우울증이 SNS 중독으로 자극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며 생긴 현상이라며 시간 차를 두고 접속 시간을 줄여갈 것을 권장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특정 행위에 중독이 되면 자극에 대한 갈망이 생긴다. 이 갈망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우울감이 발현되는 것"이라며 "SNS 중독도 행위 중독의 일종이기에 극단적인 사용 중단보다는 서서히 이용 시간을 줄이며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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