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실무교육, 2년 만에"…용인에 둥지 튼 美 램리서치, K반도체 인재 키운다

램리서치 '용인 캠퍼스' 개관
'세미버스'로 인재 양성 가속

8일 램리서치 용인 캠퍼스에서 왼쪽부터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팀 아쳐 램리서치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부총장이 한국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램리서치코리아]

8일 램리서치 용인 캠퍼스에서 왼쪽부터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팀 아쳐 램리서치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부총장이 한국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램리서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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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사 설립 35주년을 맞은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가 8일 용인 캠퍼스를 개관했다. 경기 판교 등에 있던 연구개발(R&D) 센터, 제조 공장, 물류 센터, 사무 시설을 한 곳에 모았다. 용인 캠퍼스를 통해 램리서치는 한국 내 반도체 인재 양성을 본격화한다.


램리서치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자리한 램리서치코리아 용인 캠퍼스에서 개관식을 열고 성균관대,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와 함께 산학정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램리서치 개발 '세미버스 솔루션'…실무 교육 혁신
박준홍 램리서치코리아 대표이사가 8일 램리서치 용인캠퍼스 개관식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박준홍 램리서치코리아 대표이사가 8일 램리서치 용인캠퍼스 개관식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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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력 프로그램의 핵심은 램리서치가 개발한 ‘세미버스 솔루션(Semiverse Solutions)’이다. 세미버스 솔루션은 반도체 제조 과정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실습하기 위한 가상 현실 기반 교육 플랫폼이다. 이 솔루션은 실제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가상으로 재현해 학생들이 실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공정의 모든 단계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반도체 제조 특성상 고가 장비와 실물을 자주 사용할 수 없는 교육 환경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계됐다.


세미버스 솔루션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이를 통해 교육생들은 실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공정 데이터를 입력하고, 실시간으로 결과를 확인하면서 실무에 가까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박상욱 램리서치 기술마케팅팀장(전무)은 “이 솔루션을 통해 기존에 10년 걸리던 반도체 실무 교육을 2~3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내년부터 1년간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이후 확대 시행을 통해 학사 및 석·박사급 반도체 고급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램리서치는 2025년 시범사업을 위해 약 7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와 훈련 인력을 지원한다. 박준홍 램리서치코리아 대표는 “램리서치의 세미버스 솔루션을 활용해 인프라 제약을 뛰어넘어 K-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최첨단 토대를 마련해서 기쁘다”며 “이번 용인 캠퍼스 오픈 및 산학정 협력 프로그램 MOU 등 다양한 투자를 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발전 및 인재 양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교육 효율성 높인 VR 트레이닝 센터
이종명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장(부사장)이 8일 램리서치 용인 캠퍼스 개관식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이종명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장(부사장)이 8일 램리서치 용인 캠퍼스 개관식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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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리서치 용인 캠퍼스 내 코리아테크니컬트레이닝센터에서는 가상 현실(VR)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 사내 직원, 협력사 직원이 교육 대상이다. 2019년 이후 3700명이 넘는 인력이 수료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정호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니컬트레이닝센터 디렉터는 "VR을 통해 최대 8명이 동시에 실습할 수 있어 교육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육생들은 가상 환경에서 직접 장비를 다루며 실제 장비와 동일한 방식으로 공정을 경험할 수 있어 공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미리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고 했다.


용인 캠퍼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단지인 기흥 캠퍼와 화성 캠퍼스에서 차로 20~30분 거리, SK하이닉스가 입주할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담당 부사장이 8일 램리서치 용인 캠퍼스 개관식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담당 부사장이 8일 램리서치 용인 캠퍼스 개관식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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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종명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장(부사장)은 "용인 캠퍼스는 단순한 시설 확장이 아니라 미래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이끌 중요한 거점"이라고 했다. 이어 이 부사장은 “이곳에서 창출될 첨단 기술과 지식이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며 삼성전자도 이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담당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용인 캠퍼스 내 램리서치 연구개발(R&D)센터인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KTC)를 활용해 장비 개발, 기술 혁신, 원가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해왔다”며 “용인 캠퍼스가 양사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중심으로
용인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 [사진제공=램리서치코리아]

용인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 [사진제공=램리서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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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리서치는 이번 용인 캠퍼스 개관식을 통해 우리 정부가 경기 남부 일대에 조성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내 첫 번째 글로벌 장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 캠퍼스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며 고객 지원과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가속할 계획이다. 팀 아쳐 램리서치 글로벌 회장은 이날 개관식 행사에서 “용인 캠퍼스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램리서치는 1989년 한국 지사 설립 이후 꾸준히 운영 범위를 확장해 왔다. 현재 경기 용인, 오산, 화성, 평택 등에서 R&D, 물류, 고객 서비스, 제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있으며 1980년 설립됐다. 식각·증착·세정 등 3개 반도체 공정 장비를 제조·판매한다.


네덜란드 ASML·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일본 도쿄일렉트론(TEL)과 함께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업체로 꼽힌다. 반도체 식각장비 시장 세계 1위 점유율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식각은 반도체 칩을 제조할 때 웨이퍼 위에 여러 층의 물질을 쌓고 나서 회로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공정을 말한다.





용인=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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