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올해 78세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권자 163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트럼프의 건강과 나이가 대통령직 수행을 상당 부분 제약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82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지력 논란으로 지난 7월 민주당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인 6월 말까지만 해도 27% 수준이었지만 석 달여 만에 이 같은 응답이 급증했다. 민주당 후보가 59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뀌면서 고령 리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하는 모습이다.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나이를 우려하는 유권자는 7%에 그쳤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도 고령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달 18일 폭스뉴스에서 해리스 부통령과의 TV토론 당시 진행자의 불공정성을 언급하며 "관람객은 완전히 흥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 당시 관람객은 없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영화 '양들의 침묵'을 '입술의 침묵'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일론'이 아닌 '레온'으로 지칭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AK-47' 자동소총은 'MK-47'로, '샬러츠빌'을 '샬러츠타운', '미니애폴리스'를 '미니애나폴리스' 등으로 잘못 불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시간이 늘어난 것도 노화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NYT는 자체 컴퓨터 분석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균 연설 시간이 2016년 45분에서 현재 82분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2016년 대선 때와 비교해 지금은 '항상' '전혀' 등과 같은 절대적인 의미의 단어 사용이 13% 정도 늘었고, 부정적인 단어 사용은 32% 늘었는데 이는 노화와 인지 변화의 신호라는 지적이다.
신문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도 올 들어 61회로 2016년 총 283차례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은 점점 더 화난 듯하고 횡설수설한다"며 "그의 연설이 나이에 대한 의구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