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이 역대 최대 자금을 끌어모으며 금리 인하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자산운용협회(ICI)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MMF 시장에는 지난 2일까지 한 주 동안 약 387억달러가 유입되며 총자산이 사상 최고치인 6조4600억달러(약 8600조원)를 기록했다. 채권 유형별로는 미 재무부증권(TB), 현물환,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주로 투자하는 정부기금 MMF 자산이 425억달러 늘어난 5조290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MMF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업어음(CP)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프라임 MMF 자산은 57억달러 줄어든 1조450억달러로 집계됐다.
MMF는 정부가 발행하는 단기채, 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하는 초단기 금융상품이다. 이자수익은 물론 매매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는 고금리 시기에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금리 인하에도 열기는 식지 않는 모습이다. MMF 시장은 지난 3분기에만 전기 대비 5배가량 늘어난 3210억달러를 끌어모았다. 실리콘밸리 은행 등 파산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됐던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분기 유입이다.
테오도라 리 조셉 피니마이즈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고점을 찍은 MMF 수익률(5.2%)이 현재 4.9% 안팎으로 떨어졌음에도 투자자들이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잠재적인 경기 침체를 경계하는 이들이 안전한 투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로 MMF 수익률이 하락했음에도 경기 침체 우려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투자자들이 선뜻 주식시장으로 옮겨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MMF 수요 감소는 시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블룸버그는 "MMF는 시중 은행보다 기준 금리 변동을 반영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들은 Fed가 금리를 인하하기 전부터 예금 금리를 낮추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지만, MMF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이 기간 기관투자가 및 기업 재무 담당자들은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것보다 MMF에 투자함으로써 현금 관리를 아웃소싱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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