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김건희·채상병, 尹대통령이 못하면 여당이 결단해야"

"김건희 여사, 사과로 끝낼 문제 아냐"
"보수, 검사 출신 용병에 맡겨 몰락 위기"

유승민 전 의원은 2일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특검법,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이 못하면 여당이라도 결단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라도 법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우리가 떳떳해야 이재명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을 때 그의 영구퇴출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른바 쌍특검(김건희특검법,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입장을 비판하며, 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던 대통령이 김건희특검법과 채상병특검법을 또 거부했다"며 "본인과 배우자의 혐의에 관한 특검법에 이해당사자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대통령이 유독 여사에게만 충성하는 모습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김여사의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공천개입, 국정개입 등 온갖 의혹들은 김여사의 사과 한마디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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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원은 "法(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권익위가 뭉갰고 검찰이 불기소했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된다면 그건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거짓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난 주가조작 사건도 그동안 검찰이 기소하지 않고 뭉갠 사실만으로도 특검의 사유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채상병특검법과 관련해서는 "한 대표가 국민에게 약속하고 당대표가 됐던 법"이라며 "한 대표는 본인의 약속을 뒤집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 독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옳은 일을 위해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치 상황이 쌍특검법에 가로막힌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유 전 의원은 "저성장 저출산 양극화의 악순환을 끊고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야 할 개혁 과제들이 너무나 많다"며 "당장의 의료붕괴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국민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대선, 일본 이시바 정권의 출범, 한중관계,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전쟁, 북한의 핵위협과 북중러의 신유착까지 외교안보의 새로운 도전은 쌓여만 가고 있다"며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운 이때 우리는 김건희특검법과 채상병특검법에 발목이 잡혀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부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나라의 미래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고 했다.

아울러 보수 정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내놨다. 그는 "보수는 검사 출신 두 용병들에게 모든 걸 맡기는 선택을 했다. 그런데 지금 보수는 몰락의 위기에 빠졌다"며 "그 책임은 용병이 아니라 보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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