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벤처투자 시장 규모를 오는 2027년까지 16조원 규모로 성장시켜, 글로벌 4대 벤처투자 강국으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 민간 투자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선진 벤처투자 시장 도약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발표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의 비전을 구체화 한 것이다.
중기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오는 2027년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16조원으로 성장시키고, 글로벌 투자유치 규모도 2023년 2000억원에서 2027년 1조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먼저 글로벌 투자자금의 국내 벤처투자 시장 유입 촉진을 위해 글로벌 투자유치 모펀드(K-VCC)를 싱가포르에 설립한다. VCC는 싱가포르 통화청에서 인가하는 전환형 펀드 제도로, 내부에 독립적인 펀드 운영이 가능하다.
K-VCC는 국내 벤처캐피탈이 적은 비용으로 글로벌펀드를 설립하고, 글로벌 투자 유치에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2027년까지 싱가포르에 2억 달러 규모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이후 중동, 미국 델라웨어 등 글로벌 금융 허브에 추가 설립을 검토할 계획이다.
글로벌펀드를 매년 1조원 추가 조성해 2027년까지 15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세계적인 벤처캐피탈을 국내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글로벌 벤처투자 통합신고센터’를 개소해 투자 과정에서의 외국환거래 편의성을 제고하고, 관계부처 합동 매뉴얼도 제작해 국내 벤처투자에 수반되는 행정절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 벤처시장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은행이 보다 과감하게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정책 목적의 벤처펀드에 위험가중치 특례를 적용하고, 금융권의 벤처펀드 참여 확대에 대한 인센티브도 신설한다. 인센티브에는 벤처투자조합 출자 확대 시 우선손실충당 등 제공, 우수기관 포상 확대 등이 담긴다.
대기업의 개방형 혁신을 촉진하는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까지 집행하는 경우 모태펀드가 매칭 투자하는 ‘밸류업 펀드’도 신설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 8곳이 참여한다.
대기업·공기업 등의 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한 벤처투자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상생협력 모펀드’를 조성한다. 또 기업형 벤처캐피탈에 대한 외부자금 모집 및 해외투자 규제 완화도 지속 추진한다.
벤처투자조합 출자 경험이 없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LP 첫걸음 펀드’를 신설하고, 모태펀드가 우선손실충당, 풋옵션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벤처투자 시장의 신규 참여주체를 확대해나간다.
벤처투자 시장의 균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비수도권 전용 벤처펀드를 2027년까지 1조원 추가 조성한다. 우선손실충당 등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지역 거점기업, 지방은행 등의 지역 벤처투자 참여를 이끌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중기부·행안부·지자체 간 ‘지역 벤처투자 협의회’를 신설하고, 모태펀드 자펀드 전반의 지역 투자 인센티브도 강화하는 등 지역 벤처투자 활성화를 총력 지원한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안정적으로 투자자금을 공급하기 위하여 모태펀드 창업초기 분야 출자 확대를 추진하고, 창업기획자가 보육부터 투자까지 전 주기 지원하는 자회사 설립 방식의 투자(컴퍼니 빌딩) 허용범위를 확대한다.
글로벌 세컨더리 펀드를 2025년 1억달러 규모로 조성하고, 인수합병(M&A)과 세컨더리 분야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세컨더리 펀드란 사모펀드, 벤처캐피털과 같은 기관투자가의 매각하기 어려운 기업 주식 등을 저렴하게 사들이는 펀드를 말한다. 아울러 ‘기업승계 M&A 펀드’를 신설하는 등 중간 회수시장도 보강한다.
마지막으로 벤처투자회사의 투자 자율성과 관련된 규제를 글로벌 표준 수준으로 대폭 완화한다. 선진 벤처투자 시장에서 보편화된 투자·관리업무의 분업화도 허용하여 펀드 운용 전문성을 제고한다.
투자자 사전동의권이 투자자와 스타트업의 권리를 균형 있게 보장하도록 표준 투자계약서를 개정하는 등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계약 제도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우수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대학생 벤처투자 경진대회 및 벤처캐피탈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도 추진한다.
오영주 장관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혁신경쟁의 주축으로 부상한 것은 이미 전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는 흐름이다. 이는 앞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치열한 국가 간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라면서 “정부는 우리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당당히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역동적인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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