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싱숍도 뚫렸다…음란사이트에 적나라하게 노출된 사생활

중국산 인터넷카메라 80% 해킹 위험 노출돼
한국인 카테고리 영상만 약 500개

국내에서 폐쇄회로(CC)TV로 사용되는 중국산 IP캠(인터넷 카메라)의 80% 이상이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해킹된 영상이 중국의 음란물 사이트에서 공유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조선은 지난 6일부터 25일까지 중국의 한 음란물 사이트에 월패드(주로 거실 벽면에 부착된 형태의 홈네트워크 기기)가 설치된 공공장소 및 가정집에서 입수된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이 사이트에는 구체적인 지역, 날짜,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IP캠 해킹 영상 약 800개가 공유되고 있었다. 이 중 '한국인'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영상은 약 500개에 달했다.

중국 음란 사이트에서 발견된 불법 해킹 영상 일부. [사진출처=주간조선 캡처]

중국 음란 사이트에서 발견된 불법 해킹 영상 일부. [사진출처=주간조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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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는 필라테스나 폴댄스 스튜디오, 룸카페, 코인노래방, 공간대여 파티룸, 펜션 수영장 등 한국인들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나 산부인과 분만실, 의류 매장, 왁싱숍 등 신체 일부가 노출될 수 있는 공간들이 담겼다. 이 중에는 강남 A병원 주사실, 서울 B스포츠센터 라커룸 등 구체적인 지명이나 개인정보를 특정할 수 있는 제목의 영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의 영상은 최소 2명에서 최대 2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모아 편집해둔 상태였다. IP캠 해킹으로 인한 한국인 피해 건수가 이 사이트에서만 최소 1000건 이상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새로운 영상은 2~3일 주기로 1~2개씩 올라오고 있었다.


문제는 중국발 해킹 영상을 찾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해당 사이트 문의 게시판에서는 "항상 좋은 자료 올려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라며 "코인노래방과 노래방 작품이 더 많이, 더 자주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무용 체조 댄스 탈의실 영상 있으면 올려주세요" 등 영상을 요구하는 한국인 댓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이 IP캠을 해킹한 영상을 음란물 사이트에 공유하거나 다크웹, 텔레그램 등을 통해 판매 글을 올리면, 국내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가 이를 복제하거나 코인으로 구매해 유통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발 IP캠 해킹이 많은 이유는 국내 IP카메라의 점유율과 연관이 있다. 현재 국내 IP카메라의 80%는 중국산으로 추산된다. 첨단 보안기술 전문기업 '지슨'의 한동진 대표는 "중국산 IP캠 데이터가 중국으로 전송된 사례가 아주 많기 때문에 보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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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IP캠 해킹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IP캠 초기 아이디, 비밀번호, 서버 세팅 설정 변경 및 업데이트를 자주 하고, 국산 인증 제품을 쓰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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