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도심에서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박모씨(30)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가 30일 결정되는 가운데 박씨가 범행 후 맨발로 웃으며 배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30일 YTN은 사건 당일인 지난 26일 새벽 1시쯤 순천신흥초등학교 인근 골목에서 검은 옷을 입은 박씨가 맨발로 걸어가는 모습이 당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YTN은 이 영상이 박씨가 여고생을 쫓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13분이 지난 뒤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박씨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활짝 웃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술에 취한 채 거리를 배회하던 박씨는 행인과 시비를 벌이다 사건 발생 2시간20분 만인 새벽 3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은 "소름 돋는다" "흉기로 찌를 때 딱 자세 낮추고 찌르는데 이게 음주 심신미약? 말이 되냐" "남자 보고 도망가는 판단력이 있는 건 심신미약 아니다" "심신미약인데 여자애 골랐겠냐? 제압하기 쉬운 상대 고른 것" "음주는 더욱 가중 처벌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26일 0시44분께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에서 만취한 상태로 흉기를 들고나온 박씨는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A양(18)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영업난으로 두 달 전부터 운영하던 배달음식점을 휴업한 상태에서 매일 가게에서 술을 마셨고, 사건 당일에도 술에 취한 채 그곳을 지나던 A양을 800m가량 쫓아간 뒤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묻지마 살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계획 범행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박씨의 의료 기록을 확인하는 등 정신 감정도 의뢰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위원회를 열어 박씨의 이름과 얼굴 등을 공개할지 심의한다. 현행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하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한편 당시 친구를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습격을 당한 A양은 최근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자신의 꿈은 경찰관을 준비하던 외동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