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바이든 "중동 전면전 피해야…이스라엘 네타냐후와 대화할 것"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이 사망하면서 중동 확전 우려가 한층 고조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정말로 전면전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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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에서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 기자들과 만나 '중동에서 전면전을 피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이스라엘군이 공습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 내 확전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일시 교전 중지안 등을 제시하며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이는 사실상 무산됐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한 지 불과 이틀 만인 이날 예멘 반군 후티의 근거지까지 폭격, 이른바 '저항의 축' 전선을 확대하면서 중동 내 전면전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간 가디언은 "예멘에 대한 정교한 대규모 공습은 후티 반군을 표적으로 삼은 것 외에 이스라엘군이 상당히 먼 거리여도 공습을 감행할 의지, 능력이 있다는 메시지를 이란에 보내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금요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수장 나스랄라가 사망하면서 이란까지 개입할 수 있는 중동 전면전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헤즈볼라와 후티는 모두 이란의 대리세력"이라고 짚었다.


이란은 지난 7월 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데 이어 지난 27일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가 폭사하자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으나 아직 군사적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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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 등에 의한 역내 미군 및 미국 이익에 대한 공격 시 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군의 준비 태세를 강화한 상태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란과 이란의 대리 세력이 현 상황을 악용하거나 갈등을 확대하는 것을 막기로 결심했다”면서 “이들이 이 상황을 이용해 역내의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미국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역시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 추가 병력을 배치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군의 나스랄라 암살 시도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그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나 이란과 전면전을 벌여서는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귀환시킬 수 없을 거라고 지적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공개한 영상에서 헤즈볼라를 아무리 파괴해도 재건할 수 있기에 나스랄라를 암살할 것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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