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8일 필리핀 등 동맹국들과 남중국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하자 중국이 해공군 정찰을 포함한 자체 훈련으로 맞불을 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필리핀과 이날부터 남중국해에 있는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 호주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해상 협력 활동은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 및 국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우리의 집단적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성명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 호주 해군 미사일 구축함 HMAS 시드니와 공군 P-8A 포세이돈 해상 순찰기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실시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이 아시아와 대양주 동맹국들을 대거 동원해 합동 훈련에 돌입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곧바로 중국도 인민해방군을 동원한 자체 훈련으로 맞불을 놨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해군과 공군을 조직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인근에서 정찰, 조기경보, 해상 및 공중 순찰 등의 정기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남부전구는 성명에서 "이 지역 외의 개별(특정) 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문제를 조장해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부전구는 그러면서 "중국은 황옌다오와 주변 해역에 대해 논쟁의 여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해 국가 주권과 해양 권익을 단호히 지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스카버러 암초 주변 순찰은 통상 중국 해안경비대가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서 인민해방군이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필리핀과는 최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에서 지난달 2주일 사이에 4번이나 충돌하는 등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동맹국들 훈련과 중국의 맞불 대응은 미중 외교장관 회담 직후란 점에서도 주목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양자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주요 이슈의 하나로 논의했다. 외신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험하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자 왕 부장은 "미국 측은 남중국해에서 자꾸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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