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잡겠다던 중국 핵잠수함, 알고보니 두달 전 침몰했다

저우(Zhou)급 1번함, 우창 조선소서 침몰
엑스(X)자 러더 등 최신 스텔스 기술 도입

최근 중국 한 조선소에 정박해 있던 중국의 최신예 원자력 추진 잠수함 '저우(Zhou)'급 1번함이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보도는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 일부 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으나, 미 당국자 발언을 통해 공식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WSJ 등 외신에 따르면 잠수함이 정박해 있던 곳은 양쯔강 유역 중국 우한시 우창 국영 조선소다. 잠수함은 지난 5월 말 출항을 앞두고 마지막 정비를 받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침몰 사고가 났고, 6월 초에는 대형 크레인선이 가라앉은 잠수함을 인양하는 장면이 위성 사진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 7월 우한시 우창 조선소에 모여든 크레인. [이미지출처=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7월 우한시 우창 조선소에 모여든 크레인. [이미지출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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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만 매체, 서방 군사 전문 매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동하는 공개 정보 분석가들은 당시 저우급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침몰한 잠수함이 최신예 공격 핵잠수함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디젤 추진 잠수함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원자력 잠수함은 소형 원자로를 탑재한 잠수함으로, 수개월 이상 바닷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알려져 있다. 식수와 산소를 원자력 발전으로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데다, 이동 거리에 제한도 없어 사실상 식량 보급 때를 제외하면 바다 위로 뜰 일이 없다. 이 때문에 원자력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위험한 비대칭 전력으로 여겨진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정규 항공모함 함대를 창설하고 초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 왔으나 원자력 잠수함 분야만큼은 현대화에 애를 먹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저우급은 잠수함 전력에서도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국가적 노력의 일환이었다. 일례로 저우급을 촬영한 위성 사진에선 함미의 러더(Rudder·선체 끝부분의 방향타)가 엑스(X)자 모양인 게 밝혀졌는데, 엑스자 러더는 잠수함 기동 시 은밀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현대적 디자인 사례로 알려졌다. 이런 만큼 이번 침몰 사고는 중국군 내부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WSJ는 중국 정부가 대도시 인근에서 벌어진 핵잠수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어떤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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