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재택근무제를 전면 폐지하고 주5일 출근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아마존 직원 10명 중 7명 이상은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마존 직원들은 최소 35만달러(4억6천만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고연봉 직장이다.
26일(현지시간) 익명의 직장 리뷰 사이트인 블라인드(Blind)가 최근 아마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가 '풀타임 사무실 복귀'를 통보한 이후 아마존 직원 73%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답했다. 또 조사에 참여한 직원 중 80%는 회사 방침으로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는 동료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재시 CEO가 전체 직원들에게 주 5일 근무 방침을 통보한 다음 날인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258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재시 CEO는 지난 16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주 5일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며 "지난 5년을 돌아보면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장점이 많다고 우리는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아마존 직원들은 회사의 주 5일 출근 방침이 사기를 떨어뜨렸다고 응답했다. 특히 근무 행태 변화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자녀를 돌볼 수 있었던 직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 5일 출근 방침에 불만을 드러낸 직원은 91%에 달했다. '만족한다'는 대답은 고작 9%였다.
또 다른 익명 사이트 글래스도어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4%는 회사의 출근 정책 발표 이후 자기 경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 중 67%는 재택근무를 계속할 수 있다면 승진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나아가 49%는 원할 때마다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면 10∼20%의 급여 삭감도 감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아마존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했다. 그러다 코로나 상황이 완화하고 재택근무 효율에 대한 회의감이 나돌자 지난 5월부터 직원들의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많은 직원이 한 주에 3일 사무실 출근하고 2일 재택근무를 해왔다. [사진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아마존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했다. 그러다 코로나 상황이 완화하고 재택근무 효율에 대한 회의감이 나돌자 지난 5월부터 직원들의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많은 직원이 한 주에 3일 사무실 출근하고 2일 재택근무를 해왔다.
아마존뿐 아니라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를 허용해온 미국의 많은 기업이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며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4월부터 주 3일 출근하고 있고, 애플과 메타도 지난해 9월부터 주 3일 사무실 근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재택근무를 전면 중단하고 주 5일 출근 방침을 밝힌 것은 주요 대기업에서는 아마존이 처음이다.
이런 방침에 일부 노동자들의 큰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재택근무가 시간과 돈을 절약하고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며 주 3일 출근 방침에도 반발해왔다. 지난 5월엔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 직원들이 회사의 출근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 해고 정책 등에 반발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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