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에서 홍명보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자주 찾는다고 언급된 빵집이 온라인상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진행한 축구협회 현안 질의 과정에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는 한 빵집을 언급했다. 지난 7월 초 이임생 이사는 감독 면접을 위해 홍명보 감독 자택 근처에 찾아갔다면서 "홍 감독이 자주 가는 빵집이라 오후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 만나 대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이에 누리꾼들은 언급된 빵집의 카카오맵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명보 임생 추천 맛집이라네요", "청문회 때문에 빵집이 유명해졌는데 홍명바게트빵, 이임생크림빵 같은 상품도 출시하면 어떤가요", "빵집 순례 왔어요" "여기가 그 유명한 홍명보와 이임생의 아지트인가", "저희도 영업 끝난 후 열어주나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일부는 평점 테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가게가 축구협회 사안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에 일부 누리꾼들의 도를 넘는 행동에 대해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몇몇 누리꾼들은 "사장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별점 테러하는 사람들 뭡니까. 자중하세요, "대체 빵집은 무슨 잘못? 엄한 곳 와서 별점 테러하지 말자"고 지적했다.
앞서 축구협회 청문회에서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홍 감독은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으로 '봉사'를 언급했다가 축구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연봉 20억원을 받는 봉사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두 달 넘게 가열돼 국회에까지 출석한 와중에도 "사퇴 의사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홍 감독과 정몽규 회장의 안하무인 같은 태도에 대해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과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적극적으로 소신 발언을 쏟아내며 축구 팬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박문성 위원은 여러 차례 축구협회의 행정과 운영에 대해 지적한 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눈치를 보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박 위원은 "첫 번째는 정 회장과 홍 감독은 저희랑 살아온 궤적이 좀 다르다는 것"이라며 "(정 회장은) 대기업 가문의 자제로 태어났고 (홍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최고의 엘리트로 자라 왔다.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그래서 우리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밖에 있는 사람들이 축구협회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축구협회 내) 인사권에 우리(일반인)는 전혀 개입할 수 없다. 아무리 국민들이, 팬들이 경기장에서 '정몽규 아웃, 홍명보 아웃'을 외쳐도 협회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 회장의 면전에서 "(정몽규 회장 체제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다. 공감 능력도 없고 풀어나갈 능력도 없는 것"이라며 정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아울러 박주호 위원은 이임생 이사가 다섯 명의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최종결정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고 한 것에 대해 사실상 부인했다. 박 위원은 "(이임생 기술총괄 이사와) 1분가량 통화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동의를 구하는 이야기를 나눴지만 제가 느끼기엔 통보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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