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아동전문병원재단 이사장 "오픈런 해소 위해 권역별 의료전달체계 구축해야"

"적절한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역 내 협력체계 만들어야"
"정부, 여러 지원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
"소아 환자 보호자들에 대한 교육 등 병원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

국내 유일의 아동전문병원재단 이사장이 소아과 오픈런 문제 해결을 위해 권역별 네트워크 의료전달체계 구축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25일 오전 11시30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주최한 '소아과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오픈런의 진실"' 강연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25일 오전 11시30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주최한 '소아과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오픈런의 진실"' 강연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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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25일 오전 11시30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주최한 '소아과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오픈런의 진실"'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서울 구로와 성북에 보건복지부 지정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을 각각 운영 중이다. 국내 운영 중인 109개 전문병원 중 소아청소년전문병원은 우리아이들병원 2개뿐이다.

정 이사장은 "오픈런을 없애려면 현재 진행 중인 소아 진료 지역협력체계 시범사업이 중요하다"며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소아 환자들이 의원부터 병원까지 적절한 곳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끔 지역 내 협력체계를 만들면 각 병원에서도 로딩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 환자 발생 시 각 질환의 특성에 따라 지역 내 각급 병원 등에 연계할 수 있다면 병원도 부담을 덜고, 환자도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권역 안에서 경증 환자를 보는 의원부터 수술을 맡는 병원까지 협력함으로써 소아 환자 진료에 빈틈없는 체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차 병원'이 소아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는 '트리아지(응급 환자 분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 환자 중심으로 진료하는 게 맞지만, 문제는 환자나 보호자가 스스로 중증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병원에서 환자가 의원에 가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여기서 입원해야 하는지, 아니면 3차 병원으로 신속히 전원해야 하는지 등 중증도를 분류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정부에서도 2차 병원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권역별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정부 지원의 현실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여러 지원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며 "정부에서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주면 전국의 백개가 넘는 아동병원들이 의료전달체계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예를 들면 현재 야간진료 관련 지원을 받으려면 밤을 새우다시피 해야만 하고, 휴일 진료비 인건비가 30% 이상 올랐지만 지원 규모는 10% 정도 인상된 수준이다"며 "야간·휴일 진료 등을 확대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꼭 수가가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아 환자 보호자들에 대한 교육 등 병원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이사장은 "아이가 열경련을 겪은 경험이 있는 부모는 아이가 열이 날 때마다 119를 부르거나 병원에 간다. 열경련 관련 설명을 들었다면 그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부모의 걱정을 덜어준다면 의료이용행태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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