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 5곳 중 2곳 만성적 의사 부족…"지역 공공의료 살려야"

김남희 의원, 간호사 정원 미충족도 35곳 중 24곳
"장기간 휴진 등 진료공백 다수 발생"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의 절반가량은 만성적인 의사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진료 공백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3년 지방의료원 35곳 중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한 곳은 15곳 안팎이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4곳, 2021년 16곳, 2022년 15곳, 지난해 14곳 등으로, 매년 5곳 중 2곳 이상은 필요한 만큼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일례로 지방의료원 가운데 의사 정원이 가장 많은 서울의료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정원이 285명이지만, 실제로는 245명의 의사만 일했다. 인천의료원이나 대구의료원, 성남의료원 등 비교적 정주 요건이 좋은 대도시 혹은 주변 도시 의료원도 매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적십자병원(6곳)의 경우 2020년과 2021년 3곳, 2022년 5곳, 지난해 4곳, 올해 3곳 등이 의사 정원을 못 채웠다.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인력을 필요한 만큼 뽑지 못한 공공병원도 많았다. 2023년 기준 지방의료원 가운데 간호사 부족을 호소한 곳은 24곳(68.6%)이었다.

지난해 말 의사와 간호직 모두 정원을 충족하지 못한 지방의료원은 10곳으로, 2020년(8곳)보다 2곳이 늘었다. 반면 의사와 간호직 모두 정원보다 넉넉하게 채운 곳은 2020년 12곳에서 2023년 7곳으로 줄었다.

적십자병원의 경우 작년 말 현재 의사와 간호직 모두 정원보다 부족한 곳은 3곳으로, 2020년보다 1곳 늘었다.

복지부는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의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파견 의사를 2020년 67명에서 올해 6월 현재 81명까지 늘렸지만, 진료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같은 의사 인력 부족으로 2020년 이후 올해 6월까지 지방의료원 35곳 중 26곳에선 장기간 휴진한 과목이 발생했고, 지방의료원 20곳의 32개 진료과는 계속해서 진료 공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삼척의료원은 2022년 호흡기 내과를 폐지했고, 의정부병원은 의정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응급실을 부분 운영했다.

김 의원은 "2020년 12월 정부가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공공의료 확충과 공공의료 간호사 확보 등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공공의료기관과 공공의료 종사 인력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필수의료 정책에도 지역 공공의료를 살리고 공공 의료인력을 육성하는 정책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