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면전서 "정몽규 체제 끝나야 한다”…‘박문성 열사’ 작심 발언

박문성 해설위원, 24일 국회 현안 질의 출석
정몽규 축구협회장 면전에 작심 발언 쏟아내
“문제의식, 공감 능력, 풀어나갈 능력 없어”

최근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 등과 관련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나선 가운데,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의 일침이 축구 팬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박 위원은 정 회장 등과 나란히 자리한 상황에서 “국민 눈치를 보지 않는다” “정몽규 체제는 끝나는 게 맞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박 위원은 여러 차례 축구협회의 행정과 운영에 대해 지적한 뒤 “제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던 건 ‘왜 눈치를 보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며 “(정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눈치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정도를 생각을 해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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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첫 번째는 정 회장과 홍 감독은 저희랑 살아온 궤적이 좀 다르다는 거다. (정 회장은) 대기업 가문의 자제로 태어나셨고 (홍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최고의 엘리트로 자라 왔다.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그래서 우리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밖에 있는 사람들이 축구협회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축구협회 내) 인사권에 우리(일반인)는 전혀 개입할 수 없다. 아무리 국민들이, 팬들이 경기장에서 ‘정몽규 아웃, 홍명보 아웃’을 외쳐도 협회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서 축구협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가 없다.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하는 거다. 자기 편 사람들만 체육관에 모아 놓고 투표를 하면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팬들과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라며 “(축구협회는)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정치권이 축구협회 인사권에 자꾸 개입할 경우 ‘FIFA가 월드컵에 못 나오게 한다’고 겁박을 준다. 팬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 대체 어디 눈치를 보겠다는 건가. (축구협회라는) 이 닫힌 조직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발언에 대해 전재수 문체위원장이 “많은 국민이 공감하시는 부분이 상당히 있을 것 같다”며 정 회장의 생각을 물었으나, 오히려 정 회장은 박 위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는데도 '정정보도'를 요청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해 여러분들이 내가 (그를) 잘 알아서 (감독으로) 정했다고 알고 계신다. 두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데 왜 그렇게 정보가 잘못 유통됐을까”라면서 “여기 계신 박문성 해설위원께서는 유튜브 팔로워가 60만명으로 많다. 신문이나 방송보다도 영향력이 큰데 잘못된 내용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할 수가 없다”고 논지를 비껴갔다. 이에 전 위원장은 “내가 원하는 대답과 회장님 답변 사이에 자꾸 미스매치가 심하게 난다”면서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는 현대가의 역사고, 미래도 현대가에 달려 있다. 우리가 주역이고,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는 특권 의식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다시 물었다. 정 회장은 “전혀 아니다. 축구 발전만 생각 중이다. 능력이, 지식이 모자라서 잘 못 할 수는 있다”고 답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앞)과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오른쪽부터)와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정해성 전 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 끝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앉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앞)과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오른쪽부터)와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정해성 전 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 끝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앉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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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박 위원은 “오늘 들으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은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 게 맞는구나’ 하는 것이었다”며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다. 공감 능력도 없다. 풀어나갈 능력도 없는 것”이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축구협회의 무능력, 무원칙, 불공정은 하나의 어떤 사건이 아니라 지금 정몽규 회장 체제가 이어지는 한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팬들도, 국민들도 ‘이제는 (정 회장 체제가) 끝나야 하지 않을까’ 하고 재확인하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 발언에 대해 축구 팬들은 “너무나 공감하는 소신 발언”, “사태의 본질을 꿰뚫는 일침”,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을 시원하게 해서 좋았다”라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일각에서는 ‘박문성 열사’라는 호칭을 붙이며 “혹여나 나중에 불이익이 없도록 국민이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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