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 8명을 상대로 약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소송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대주주로서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제기됐다. 국민연금은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합병안에 찬성했다.
하지만 합병 비율(1:0.35)이 삼성 일가에 유리하게 책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특검 수사를 통해 합병 과정에서 정권의 외압으로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면서도 합병에 찬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단 관계자는 "복지부도 연내 소멸시효가 완료되기 전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소송 준비를 해왔다"며 소송 준비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5억100만원이지만 소송 과정에서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피해 금액이 구체적으로 산정되면 청구 금액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소송은 내년 7월인 소멸시효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졌다. 국민연금공단은 합병으로 인해 공단이 입은 손해를 구체적으로 산정하고,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