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사퇴 의사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홍 감독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언젠가는 경질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남은 기간 우리 팀을 정말 강하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행정 착오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특혜나 불공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을 볼 수 없는 입장이었는데 오늘 말씀하시는 걸 보면 10차 회의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회의인지 정확히 잘 모르겠으나 11차 회의에서는 행정에 착오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강화위) 위원장을 교체하면서 임명장 등 행정적 절차가 없었다는 건 일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10차 회의까지는 정해성 (전) 위원장님을 비롯한 위원들의 어떤 발언이나 전력강화위의 역할이나 그런 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전무이사로) 한 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난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회를 찾은 이유에 대해 국민적 의구심을 조금이라도 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축구 대표팀은 다음 달 10일 요르단과 원정 경기, 15일 이라크와 홈 경기를 앞두고 있다.
홍 감독은 현안 질의가 잠시 멈추자 취재진과 만나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한 이유와 관련해 "본래는 지금 내가 유럽에 있어야 할 시간이다. 유럽에서 몇몇 선수를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면서도 "국민들께서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내가 아는 선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감독은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지난 2월 경질된 뒤 선임됐다. 대표팀 감독 최종 후보에는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예트 등이 올랐지만, 홍 감독이 경쟁자를 모두 제치고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홍 감독이 선임 과정에서 두 후보자와 달리 면접, 발표 등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불공정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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