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 2개월 연속 하락…기대인플레 여전히 높아

한은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기대인플레 2.8%…체감물가 여전히 높아
집값 상승 기대 2년11개월來 최고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내수 회복 지연 우려가 지속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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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은 2.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2%)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집값 상승 기대는 2년11개월 이래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이달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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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0으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7월(103.6)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8월부터 2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로 둔화됐지만 내수 회복이 지연될 거란 우려가 지속되면서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6개의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3년)인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심리는 추후 물가 흐름이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수출 호조가 전반적으로 반영되면서 하반기에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였던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0%)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부터 석 달간 2%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황 팀장은 "농산물가격이 안정되고 석유류 가격의 큰 폭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소비자물가가 낮아진 점이 반영됐다"면서도 "다만 하반기에 전기요금이나 교통비, 도시가스 요금 상승 요인이 남아 있고, 더위가 길어지면서 9월 명절을 앞두고 일부 채소 등 농산물 물가가 상승해 체감 물가는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 기대 2년11개월來 최고…상승폭은 둔화

집값 상승 기대는 2년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달 주택가격전망CSI는 11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0월(125) 이후 최대치다. 이는 최근 아파트 매매거래가 증가하고 수도권 중심의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다. 다만 상승폭은 전월(3포인트)보다 둔화됐다.


황 팀장은 "주택가격 기대 심리는 4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달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정책이 나오고 있어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고객들이 식품 및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설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구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28만1500원, 대형마트 38만58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과일류와 채소류가 25% 이상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렸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24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고객들이 식품 및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설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구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28만1500원, 대형마트 38만58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과일류와 채소류가 25% 이상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렸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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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내수가 회복될 거란 기대가 나왔지만 소비지출전망CSI는 108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물가가 둔화되는 흐름에도 여전히 농산물, 공공요금 등이 높아 소비자가 실제로 물가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 보니 소비지출 여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 팀장은 "소비가 좀 더 활성화되면 나타나는 여행, 내구재 등 품목별 전망에서 오히려 마이너스 수치가 나타났다"며 "소비지출 전망이 장기평균(108) 수준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4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공공요금 상승 우려에도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다.


금리수준전망CSI는 93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이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에 대한 우려로 일부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등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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