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불편한 기류 속…민주당, 의료대란 집중 공략

"여·야·의 협의체, 아이디어 차원 거론"
대통령실, 한동훈 독대 요청에 즉답 피해

의료대란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관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이 '여·야·의 협의체'를 언급하며 압박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찬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본격적으로 의료대란을 중심으로 정부·여당을 공격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등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등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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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료대란특위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찬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다음날 만찬 형태의 회동을 가지기로 했다. 특위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매우 크다"며 "부디 밥 먹고 사진만 찍지 말고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진행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정부를 제외한 여·야·의 협의체가 거론된 것을 인정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박주민 의료대란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에서) 답답함을 토로하다 보니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기에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야·의 협의체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식적인 제안을 한 게 아니다"며 여·야·의 협의체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은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은 다음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찬을 앞두고 의료대란을 중점으로 정부·여당 간 갈등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만찬을 의료대란 해결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박 위원장은 "다음날 만찬에서 2025년도 의대 증원 관련 논의가 어렵다는 게 명확히 확인되면 우리도 다른 고민을 해야 한다"며 "여당 지도부와도 유연하게 해야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데 만찬의 결과가 빈손이면 국민의힘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전날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사태를 제일 다급해야 할 곳은 정부와 여당인데 국민이 가장 다급해진 것 같다"며 "의협도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데 정부가 좀 개방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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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만찬 전,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다. 본인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힘을 싣는 동시에 여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대통령과의 독대를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당 대표 두 분이 독대하면서 여러 정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논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 등 여러 정국 현안이 있겠지만 독대에서 그야말로 의제 제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즉답을 피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용산과 한 대표 간 입장차가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025년도 의대 증원 문제를 포함해 모든 안건을 열어두고 의료계와 대화하길 원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미 수시 원서 접수를 마쳤기에 2026년도 의대 증원부터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에도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불쾌감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8월30일로 예고됐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은 한 대표가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하자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됐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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