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우빈이 보호관찰소에?…"전자발찌 범죄자 밀착 감시 위해"

넷플릭스 '무도실무관' 9단 유단자 역
법무부 보호관찰소 소속…보호관찰관과 2인 1조
"일상 속 영웅 이야기 세상에 알리고파"
"콩콩팥팥2? 나영석PD '한다고 해' 문자"

'무도실무관'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무도실무관'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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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몸은 건강해요. ‘무도실무관’ 보셨잖아요? 저 날아다니는 거.” 배우 김우빈(본명 김현중)은 2017년 발병한 비인두암으로 시한부 투병 끝에 2019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능청스럽게 인사를 전했다. 2년 전 영화 복귀작 개봉을 앞두고 만났을 땐 부쩍 야윈 모습이었지만, 이제 몸에 근육이 꽤 붙고 얼굴에도 생기가 돌았다. 제법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김우빈은 지난 13일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감독 김주환)에서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을 연기했다. 태권도, 검도, 유도 도합 9단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의 제안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무도실무관으로 함께 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랜만에 보는 김우빈의 액션과 코미디다. 김우빈은 장르적 끌림보다 의미 있는 소재에 눈이 갔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가 새로웠다. 첫 미팅 때 감독님께 ‘무도실무관들의 노고를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마음을 담았냐’고 물으니 맞다며 흡족해했다. 그 순간 마음이 놓였고, 재밌는 작업이 기대됐다”고 했다.

"무도실무관 몰랐던 나, 부끄러웠다" 김우빈의 책임감

법무부 소속인 무도실무관은 보호관찰소 소속으로 보호관찰관과 2인 1조로 움직인다. 이들은 전자감독(전자발찌) 대상자의 이동 경로 분석 및 현장 확인, 전자장치 훼손 및 소재 불명자 검거 보조 등을 맡는다. 쉽게 말해 전자발찌를 찬 이들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감독해 재범을 막는 역할을 한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몇 번 다뤄진 적 있지만, 콘텐츠 소재로 등장한 건 처음이다.


김우빈은 극 중 보호관찰관 역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성균과 함께 실제 무도실무관들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 그는 “보호관찰소에 찾아갔다. 실무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들었다. 공개 가능한 선에서 (현장도) 보여주셨고, 전자발찌에 대해서도 들었다. 고되고 힘든 일이더라. ‘덕분에 우리가 오늘도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촬영 내내 그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도실무관을 포함한 우리 일상 속 많은 영웅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게 돼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선 성폭력 범죄로 수감됐다가 출소해 전자감독 대상자가 된 이들이 손쉽게 전자발찌를 자르는 장면이 나온다. 김우빈은 보호관찰관과 함께 전자발찌를 자르고 도망친 이들을 쫓는다. 여기에는 현실이 반영됐다.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한 전자발찌는 2008년 성폭력 범죄자 53명에게 처음 부착됐다. 현재는 재범 위험성이 높은 특정범죄(성폭력,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스토킹 등)를 대상으로 한다. 법무부 통계자료를 보면 실형 범죄자 중 출소 3년 이내에 다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되는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는다.


무도실무관은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직업이다. 김우빈은 “작품을 찍기 전엔 무도실무관이란 직업을 몰랐는데, 비로소 알게 됐다. 그동안 모르고 살았다니 부끄러웠다.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고 했다.

정의로운 '이정도'의 얼굴에서 김우빈의 실제 모습이 겹친다는 시청자 반응이 나온다. 김우빈은 “저는 생각만큼 절제력 있고 예의 바른 사람이 아니다”라며 손사래 쳤다. 그는 “그저 평범한 사람인데, 단면만 보시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아닌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실제 서울 동부보호관찰소가 지난달 28일 낸 무도실무관 채용 공고를 보면, 자격요건은 태권도·유도·검도·합기도 4가지 무도 중 한 가지 이상에서 3단 이상. 무도 별로 합산하지 않고 단일 무도에서 3단 이상이어야 한다. 영화 속 이정도(김우빈)는 태권도 3단, 유도 3단, 검도 3단을 보유한 설정. 이를 위해 김우빈은 엄격한 액션 훈련을 받았다.

배우 김우빈[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김우빈[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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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하루 3시간 이상 액션 수업을 받고, 집에서 1~2시간 정도 복습했다. 키보다 큰 샌드백을 달아놓고 검도 1시간, 태권도 1시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별도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육점, 장독대 등 주요 액션 장면은 3일 정도 공들여 찍었는데 1분 남짓 나와 허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무도실무관의 단단한 외형을 표현하기 위해 근육을 단련하고 살을 찌웠다. 김우빈은 “촬영 전 2~3개월 만에 8kg을 증량했다. 다른 얼굴이 나올 거 같아서 제가 낸 의견이다. 밥차를 많이 먹고 닭가슴살까지 추가로 먹었다. 힘겨울 만큼 종일 먹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중반부에선 무도실무관으로 일하며 고되고 하루 리듬이 바뀌면서 체중이 빠질 거라고 봐서 3~4kg을 감량했다”고 했다.

'콩콩팥팥' 초보 농부 한 번 더?

김우빈은 최근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한 데 이어 tvN 예능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콩콩팥팥)에서 배우 이광수, 도경수(디오)와 초보 농부로 변신했다.


그는 “‘어쩌다 사장’이 졸지에 제 (투병 후) 복귀작이 됐다. 예전에는 배역이 아닌 나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낯설고 부끄러워서 예능 출연을 꺼렸는데, 요즘에는 카메라가 다 숨어있는 걸 보고 놀랐다.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어? 한번 해봐도 되겠는데?’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콩콩팥팥’은 평소에 잘 어울리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해 좋았다. 방송처럼 실제로도 이동할 때 한 차로 같이 다니곤 한다”고 말했다.


‘콩콩팥팥’ 시즌2 계획을 묻자 김우빈은 “나영석 PD가 제가 오늘 인터뷰하는 걸 알고 ‘일단 한다고 해’ ‘하고 싶다고 해’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아직 깊은 대화를 나눠보진 않았지만, 이 문자를 계기로 조만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고 답해 웃음을 줬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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