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노동당 상원의원에게 의류 선물을 받고 늑장 신고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는 "지난 7월 초 총선을 전후로 와히드 알리 상원의원이 총리 부인 빅토리아 여사의 의류, 수선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하원의원 신분인 스타머 총리는 선물을 받으면 28일 내로 의회 관계 당국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러나 총리실은 알리 의원에게 받은 선물을 처음에는 신고하지 않았다가, 지난주에야 신고를 위해 의회에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 의원이 빅토리아 여사에게 지원한 의류는 약 5000파운드(약 870만 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가 나오자 제1야당인 보수당은 의회 관계 당국에 "스타머 총리가 왜 받자마자 신고하지 않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 측은 "규정 위반이 없었고 관계 당국의 조사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스타머 총리는 지난 16일 "선거 직후 우리 팀이 관계 당국에 무엇을 신고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다. 최근에 추가 조언을 구했고, 그 결과로 신고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스타머 총리가 노동당 대표가 된 후로 선물과 기부를 받았다고 신고한 내역은 총 10만파운드(약 1억 7500만원)에 달한다. 무료 관람권을 40차례 지원받았는데, 대부분 축구 경기였고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나 콜드플레이의 콘서트 티켓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아스널 팬인데 보안 문제로 관중석에 갈 수는 없다"며 "기부를 받아야 경기장에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고와 부패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모든 하원의원이 선물을 받고 규정은 일정 가치 이상이면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올바른 체계"라고 강조했다.
해당 내역에 따르면 알리 의원은 의류 1만 2000파운드(약 2100만원), 안경 2400파운드(약 420만원), 숙박 2만파운드(약 3500만원) 등을 스타머 총리에게 지원했다. 알리 의원은 미디어 기업인 출신으로, 노동당 주요 인사들에게 기부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지난달 그가 노동당 정부에서 직책이 없는데도 총리 집무실의 임시 보안 패스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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