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핫 플레이스'인 황리단길이 경주 전체에서 검색량이 가장 많고 체류시간도 가장 긴 관광지로 나타났다. 황리단길은 이번 추석 연휴 인기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소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18일 경주시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은 지난해 11만 8370명이 내비게이션 목적지에 '황리단길'을 검색했다고 밝혔다. 이는 ▲석굴암 9만 8351건 ▲동궁과 월지 1만 7899건 ▲월정교 1만 2220건 등 경주지역 주요 전통 관광지를 통틀어서도 가장 많은 수치다. 황리단길에서는 관광객도 오래 머물렀다. 황리단길 체류시간은 평균 1시간 33분으로 ▲월정교 1시간 18분 ▲동궁과 월지 48분 ▲석굴암 40분 ▲첨성대 27분보다 높았다.
이는 경주시의 인프라 정비 등 행정적 개선이 뒷받침된 결과다. 앞서 제대로 된 인도가 없어 차량과 방문객이 뒤엉켜 혼잡을 빚던 도로를 정비하고, 일방통행으로 바꿔 '보행 친화 거리'로 만들었다. 또 경주시는 '문화재보호구역'에 묶여 개발이 어려웠던 황리단길 한옥의 신축·증축·개축 절차도 간소화했다. 이어 거미줄처럼 얽혀 경관을 해쳤던 전선들은 한전과 협의 끝에 지중화 사업을 끌어냈다. 마지막으로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주변 관광지인 대릉원 입장료를 전면 폐지하면서 인근 관광 자원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누릴 수 있도록 조처했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유명한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오늘의 황리단길이 있기까지 상인, 시청, 예술가, 주민 등 많은 사람이 기여했다"면서 "황리단길의 원천 경쟁력은 건축 환경과 보행 환경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대릉원의 고분들이 감싼 골목길과 한옥은 황리단길이 가진 복제 불가능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황리단길은 상인과 주민 주도로 조성된 전국에 몇 안 되는 특화 거리"라며 "지속적인 성장과 활성화를 위해 행정적·재정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황리단길은 경주 황남동과 서울의 '핫 플레이스' 이태원 경리단길의 이름을 합성해 만든 지명이다. 내남사거리부터 포석로를 거쳐 황남동 주민센터까지 약 1.5㎞ 구간이 이어진다. 또 황리단길 전체 방문객 가운데 3분의 1은 수도권 거주자였다. 주로 경기(14.6%), 서울(11.9%), 인천(2.6%) 등이었다. 따라서 대부분 관광객이 숙박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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