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시도 용의자 '고프로' 두고 도주…생중계 시도했나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시도한 용의자가 사건 현장에 고성능 촬영 장비인 '고프로'를 설치해둔 것으로 드러났다. 암살 장면을 직접 촬영하거나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시도하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용의자가 총을 겨누고 있던 플로리다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내 덤불에서 조준경이 달린 AK-47 스타일의 소총을 발견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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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세워져 있던 울타리에는 고프로와 가방 2개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프로는 스포츠나 레저 활동 촬영을 전문으로 개발된 '액션 캠코더'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휴대가 쉬워 일상적인 야외 촬영에도 많이 쓰이며, 인터넷 생중계를 할 때도 유용하다.


고프로가 소총이 발견된 현장 울타리에 장착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용의자가 사격과 그 결과를 촬영하려고 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용의자가 두고 간 AK-47 소총은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동소총으로, 세계 총기 역사상 최악의 살상 무기로 꼽힌다. AK-47은 1∼2시간에 조작법을 익힐 수 있고 잔고장이 적다. 구소련에서 1947년 개발된 이후 전 세계에 1억정 이상이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곳곳의 정부군, 반군, 테러단체, 마피아, 사설 경호원 등이 사용하고 있으며 세상에서 살인에 가장 많이 사용된 도구라는 악명이 높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무기 7가지 중 하나로 라이플을 꼽았는데, 이 중 가장 상징적인 것은 AKK-47로 20세기를 대표하는 군사 무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용의자는 이날 오후 골프를 치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지점에서 274∼457m가량 떨어진 곳에 숨어있다가 총구를 겨눴으며,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이를 발견하고 사격했다.


용의자는 소총을 떨어뜨리고 차를 타고 도주하다가 지역 보안관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의 58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범행 도구를 토대로 볼 때 암살 시도는 명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용의자가 입을 닫고 있어 범행 동기는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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