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침체한 부동산 시장 회복과 일시적 자금난에 몰린 기업지원을 위해 약 1조원 규모의 대체투자에 나선다. 여전한 고금리 시장 환경 아래 안정적인 기업·부동산 대출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적정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제2회 아시아경제 대체투자포럼' 축사를 통해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최초로 부동산 분야에서 올 11월 총 6000억원 규모로 2개의 부동산 대출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철저한 위험관리와 함께 감내할 수 있는 위험 한도 내에서 유망한 대체자산 투자 기회를 지속 발굴해 왔다.
김 이사장은 "이달 중에 총 3500억원 규모로 3개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기업역량은 우수하나 자금조달이 일시적으로 여의찮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크레딧(Credit)·부실자산(Distressed) 투자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기관투자자 및 개인자산가들이 늘어나면서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을 보완할 대체투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체투자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투자자의 관심을 반영하듯 '글로벌 대체투자 트렌드와 한국의 기회 창출(K-밸류업)'을 주제로 개최된 제2회 아시아경제 대체투자포럼에는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라민상 PEF 운용사협의회 회장, 하영구 블랙스톤 한국법인 회장을 비롯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등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현상순 아시아경제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최근까지 주요국의 고금리 정책,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 높은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았다"며 "침체한 분위기로 신규 자금 유치나 회수가 어렵고 인수합병(M&A)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쳤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하반기에도 시장 변동성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측이 불가한 미국 대선과 불안한 중동 정세,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 리스크 등 투자자들에게는 힘든 가시밭길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여러 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성과를 내며 시장을 발전시켜왔다"며 "투자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말은 곧 기회가 있다는 뜻이고,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포럼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날 축사로 "지난달 폐막한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우리 한국대표팀은 다양한 종목에서의 선전이 눈부셨다"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레이 달리오(Ray Dalio)의 투자 격언을 스포츠 분야에서 그대로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하면서 전통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과 리스크 분산 효과를 제공하는 대체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대체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한 보다 치밀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특별강연에서는 경제학자 곽수종 박사가 '미국 대선 이후의 자본시장 변화'를 주제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글로벌 자본시장 변수에 관해 설명했다. 또 이훈 한국투자공사(KIC)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글로벌 경기전망과 투자전략방향', 신환종 한국투자증권 운용전략담당이 '대체투자 트렌드 리스크와 기회', 원종현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활동과 밸류업'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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