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영향에 ‘OO인플레이션’이란 표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해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을 뜻한다. 빵값이 올라 ‘빵플레이션’, 국숫값이 올라 ‘면플레이션’ 등 인플레이션 신조어는 2020년대 들어 유난히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심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밀프렙(Meal prep)’이 치솟는 외식 물가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밀프렙은 영어 단어인 ‘식사(Meal)’와 ‘준비(Preparation)’의 합성어다. 특정 기간의 식사를 한 번에 준비하고 끼니마다 먹는 방법을 말한다. 밀프렙족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밀프렙 메뉴를 공유하기도 한다. 유튜브에는 밀프렙 노하우를 담은 영상 콘텐츠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출처=AI 이미지]
외식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8월 서울 지역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최대 8% 올랐다. 품목별로는 김밥 3485원(8.3%), 냉면 1만1923원(6.1%), 김치찌개 백반 8192원(5.1%), 삼겹살(환산전) 1만6692원(4.8%), 자장면 7308원(4.5%), 칼국수 9308원(3.8%), 삼계탕 1만7038원(2.8%), 비빔밥 1만962원(1.1%) 순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란 말이 나올 정도다.
직장인의 지갑은 더욱 얇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9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2.7%)을 뺀 실질소득은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월평균 소비지출은 281만3000원으로 4.6% 늘었다. 2021년 1분기(1.6%)부터 14개 분기 연속 오름세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외한 실질소비지출 증가폭은 1.8%로 나타났다. 결국 지갑에서 나간 돈이 들어온 돈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영등포점에 간편식 판매대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점심값을 아끼려는 직장인들은 밀프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발표한 ‘2024 신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점심값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며, 남녀 직장인이 공통으로 선택한 방법은 도시락이었다. 덕분에 밀프렙 식단 중 하나로 꼽히는 샐러드나 파스타용 식재료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지난달 계란 74%, 토마토 58%, 샐러드드레싱 36%씩 판매가 늘었다.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도 ‘밀프렙족’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상반기 유통업체 매출’ 통계에 따르면, 6월 편의점 업계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가공식품 5.7%, 즉석식품 1.7% 각각 증가했다.
점심값을 아끼려는 직장인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식물가 전망이 여전히 어둡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긴급 가격안정 대책을 이어오고 있지만, 먹거리 물가 부담 완화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달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1%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체감물가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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