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쓰레기를 담아 날리는 오물풍선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군 당국이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기폭장치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군은 '발열 타이머'에 의한 화재 가능성으로 분석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 풍선에 달린 발열 타이머가 풍선과 적재물을 분리하는 열선을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풍선 하단부에 매달린 비닐 속에 쓰레기를 비롯한 적재물이 담겨 있고, 이 비닐을 태워 적재물을 떨어뜨리기 위한 발열 타이머가 비닐에 부착돼 있다. 이 타이머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비닐에 열을 가하도록 설정된 장치로, 기폭장치와는 다른 개념이다.
발열 타이머가 공중에서 비닐을 태우게 돼 있는데, 지상까지 내려와서 작동할 경우 쓰레기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합참 관계자는 "여기에 인화성이 있다든지 하는 건 아직 확인된 바 없다"며 "현재까지 폭발물이 있다는 정황도 없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오물풍선으로 화재를 유발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의도성과 무관하게 대응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화재 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현재 관련 기관이 수사 중"이라며 "군과 경찰이 공조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전 경기 김포시의 한 공장 지붕에서 북한 오물풍선에 달린 장치와 잔해물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발견됐다. 이 공장은 지난 5일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 당국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물체들을 발견했다. 이 밖에도 오물풍선에 달린 장치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들이 경기 고양시 일대 다세대주택과 파주시 야산 등지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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