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2020년 이후 4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증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경기침체 우려가 재점화되며 한 주간 각각 4.25%, 5.77% 급락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이며 나스닥지수는 202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간 낙폭이었다. 9월 약세론,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등 여러 악재가 있었지만 냉각된 고용지표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재점화가 증시 하락 압력을 높인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Fed가 2020년 3월 이후 4년 만에 처음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는 자리인 오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Fed의 통화정책 사이클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한다는 의미를 시장에 가져다주는 만큼 주식 등 위험자산 전방위에서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월가는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 반등의 재료가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추적한 20명의 전략가의 S&P500지수의 연말 수정 전망치 평균은 현 수준에서 1% 오르는 데 그친 5500으로 예측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는 연말 목표치를 5400으로, 바클레이스, BMO 등은 5600으로 제시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스티펠 니콜라스는 5000, 가장 낙관적인 에버코어 ISI는 6000을 점쳤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금리 인하는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점에서 이것이 증시 재반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에 대한 더 비관적인 평가가 동반된다면 추가 매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도 짚었다.
미국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았다는 점도 증시 불안감을 더하는 요소다. 헤지펀드 업계는 대선에 앞서 미국 주식 매각을 통해 큰 변동성에 대비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대선 이후에는 어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산업·기업별로 희비가 교차한다는 점에서다. 캐나다 왕립은행(RBC)의 프레데리크 캐리어 투자 전략 책임자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말까지 시장 심리가 더욱 취약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영국계 맨 그룹의 옌스 포렌바흐 퍼블릭 마켓 책임자는 “미국 시장 밸류에이션은 다소 부풀려져 있으며 경착륙이 가격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앞으로 부정적인 서프라이즈는 시장의 큰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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