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째주 비트코인 시장은 약세장으로 5만20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가 5만4000달러선을 겨우 회복했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과 동반 약세를 보인 탓이다. 시장에선 9월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분수령이 될 해리스·트럼프 후보의 텔레비전 토론에 주목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는 '친(親)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해 온 트럼프 후보에 베팅 중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8일(한국시간) 오후 4시29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27% 오른 5만4421.5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6.41% 내렸고, 1개월 전보다는 10.94% 하락했다. 1년 전 대비로는 107.19%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5만8000달러 초반대에서 출발한 가격은 3일 장중 6만달러선을 넘보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했다.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면서 7일 새벽에는 5만2530달러까지 급락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반등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5만4000달러대에서 횡보 중이다.
7일 새벽 갑작스러운 하락세는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관측된다. 포브스는 제이컵 조지프 CC데이터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 발언을 인용해 "거시경제적 요인과 더불어 부진한 상장지수펀드(ETF) 흐름, 계절성 요인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부는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어났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 16만1000명을 밑도는 수준이다. 8월 실업률은 4.2%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해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미국 일자리 지표가 발표된 직후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2%대 약세를 보였다. 위험자산 불안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이처럼 미국 경제지표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제이컵 조지프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자리 데이터 수정치는 이전의 예상보다도 노동 시장이 더 취약하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이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런 일자리 지표가 9월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 시각을 내비치는 곳도 존재한다. 거버 가와사키 자산운용사의 투자고문인 브렛 시플링은 "최근 매도세는 투자자들에 경제상황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 최근 일자리 보고서로 촉발된 것"이라면서도 이번 통계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훨씬 더 비둘기파적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10일 예정된 미국 대선 토론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자산이 직접 언급될 확률은 높지 않지만, 디지털자산에 대한 양 후보의 입장은 분명해지고 있다"며 "어느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정책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규제 완화를 약속했지만 해리스 후보의 경우 규제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바이든 대통령과 입장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업계선 11월 미 대선에 주목해왔다. 미 대선 공화당 측 후보인 트럼프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직접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전략적으로 비트코인을 비축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한 바 있다. 비트코인을 후원 계좌로 받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트럼프가 끊임없이 디지털자산을 언급하는 배경에는 정치후원금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 정치후원금 중 48%는 블록체인 기업이 제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금액이 큰 곳은 코인베이스와 리플 등으로 후원 자금 대부분은 공화당 측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관측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29점(공포)이다. 지난주 26점(공포)과 동일한 구간이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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