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절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44)가 스페인 휴양지의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자 “나는 내 일에 진지하다”고 반박에 나섰다.
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데일리메일 등은 레이너 부총리가 스페인 휴양지 이비자의 한 나이트클럽 무대에 올라 DJ 옆에서 노래하며 춤을 췄다고 보도했다.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됐고, 부총리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며 즐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수당 소속 나딘 도리스 전 문화장관은 이를 두고 “청소년 같다”며 “많은 사람이 미래를 걱정하는 시기에 부총리가 1999년처럼 파티를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가 하원보다 하우스뮤직을 선호하는 파티광과 함께 있다”면서 “레이너 부총리는 성숙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레이어 부총리는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반박했다. 그는 “춤추는 걸 비판할 수는 있지만, 나는 내 일을 진지하게 대한다”면서 “나는 늘 의회에 있고 해야 할 일을 한다. 누구나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내 일을 정말 진지하게 대한다”고 강조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나는 노동계급이고 춤추기와 댄스 음악을 좋아한다”며 “나는 전에 오페라에 갔다고 비판받은 적도 있고, 극장에 갔다며’ 샴페인 사회주의자’(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사회주의자)가 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맨체스터의 공공주택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다. 그는 과거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어렸을 땐 어머니가 글을 읽거나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책이 없었다”며 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어린 시절부터 돌봐야 했다고 말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16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첫 아이를 낳았으며, 출산 후 시간제 대학에 다니며 영국 수화와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당 정치에 입문하기 전 간병인으로 일하다가 노동조합 대표로 추대됐다. 2015년 의회에 입성해 그림자 내각에서 교육과 여성평등 담당 장관 등을 맡았다. 스타머 총리가 2020년 노동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부대표를 맡아 왔다.
그는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업무 외적으로 받는 많은 관심과 비판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총선 승리 직후)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에 들어간 날, 나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서 엄청난 순간이었지만, 내가 뭘 입었는지에 대한 논평이 훨씬 더 많았다”고 말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나는 내가 하는 일에서 가치가 있는 사람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해 왔다”며 “그럼에도 사람들은 내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덧붙였다.
앞서 레이너 부총리가 키어 스타머 총리 취임 연설에서 입은 민트색 정장의 가격은 550파운드(약 97만원), 이튿날 입은 주황색 드레스는 227파운드(약 40만원)로 알려져 일부 보수 논객이 “노동 계층을 대표한다던 레이나가 감히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만든 것이 아닌 예쁜 옷들을 입었다”고 공격한 바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