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해물떡찜0410이 부활했습니다. 2000년대를 주름 잡았던 매콤달콤 해물떡볶이의 정석, 그 해물떡찜입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한신포차의 신메뉴로 해물떡찜을 재출시하기로 했다네요. 오매불망 해물떡찜을 그리워했던 마니아들이 모여들면서 한산했던 한신포차가 최근 북새통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해물떡찜은 매운맛이 대세인 최근 트렌드를 고려해 더 자극적이게 만들어졌는데요. 해물이 줄어들긴 했지만 2만원대 합리적 가격이라 초기 반응이 뜨겁습니다.
해물떡찜은 과거 한신포차 메뉴 중 하나였는데 인기가 많아지면서 프랜차이즈가 된 케이스입니다. 더본코리아의 첫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2004년 첫발을 내디뎠죠. 동대문 엽떡 이전에 국내 떡볶이 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인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사 브랜드의 난립으로 경쟁력이 사라지며 부침을 겪다가 2010년대 초반 자취를 감췄습니다.
해물떡찜의 부활로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추억 속 프랜차이즈에 대한 향수가 깊어져 가는 중입니다. 골목마다 커피·버터 향으로 코끝을 자극하던 로티보이, 흔들의자와 토스트 무한리필이 매력이던 캔모아 등의 근황을 한번 알아볼까요.
1999년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생과일 디저트 전문점이죠. 그네의자와 음료를 주문하면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던 토스트와 생크림, 눈꽃빙수가 트레이드마크였던 프랜차이즈였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 중·고등학생 중에서는 캔모아를 통해 카페 개념을 처음 접한 이들이 많을 겁니다. 그 인기는 어마어마해서 한때 일본에 진출하기도 했죠.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커피 프랜차이즈가 급성장하면서 캔모아가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사양길을 걷던 캔모아는 비교적 최근인 2022년 대대적 리뉴얼에 나섭니다. 부천에 신규 매장을 내며 생존했음을 알렸죠.
현재 서울에는 없지만 부천, 인천, 파주, 용인, 양평, 공주, 광주, 경주, 창원 등 전국 11곳에서 운영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창가 쪽 그네의자가 있고, 토스트와 생크림도 무한리필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지하철 역사 절대강자인 델리만쥬의 아성을 넘은 향기가 있었으니, 바로 로티보이의 커피번이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을 홍보 문구로 내걸고 골목을 지나던 시민들을 커피와 버터 향기로 유혹했던 프랜차이즈입니다.
로티보이는 국내 프랜차이즈가 아닙니다. 드물게 말레이시아에서 건너온 브랜드입니다. 1998년 탑옙홍이 창립해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두바이에 진출한 로티보이는 우리나라에서 2007년 이화여대점 1호점을 열었습니다. 폭발적 인기를 자랑하며 1년 만에 매장이 150개로 불어났지요. 동네마다 빵모자를 쓴 아저씨 로고를 단 상점 하나쯤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해물떡찜0410과 마찬가지로 파파로티, 파파앤번, 로티맘 등 유사 브랜드 난립에 애를 먹었죠. 결국 한국에서 로티보이 가맹사업을 하던 로티보이베이크샵코리아(RBK)가 2012년 부도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로티보이 말레이시아 본사가 기존 마스터 프랜차이즈 대신 지사로 운영방식을 전환하면서 회생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과거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로티보이의 향기는 매력적이죠. 현재 서울과 고양, 인천, 춘천, 대전, 광주, 부산 등 12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줄여서 '민토'라 불리던 민들레 영토는 2000년대 초반 대학생들의 폭발적 사랑을 받았던 공간입니다. 유럽풍으로 꾸며진 카페 입구에는 작은돌길과 나무계단이 있었죠. 민토는 음료 가격을 계산하는 카페와 달리 '문화비'라고 부르는 기본요금을 지불해야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문화비를 내면 3시간 동안 공간에 머물며 기본 음료를 무한리필하고, 컵라면을 공짜로 먹을 수 있었죠. 과거 카페에 오래 머무르는 게 익숙하지 않던 시절이라 민토는 대학생들의 스터디나 조모임의 성지가 됐습니다.
2008년까지만 해도 민토는 21개 지점을 거느린 기업형 카페로 자리 잡았는데요. 하지만 커피 프랜차이즈가 급속히 늘며 공간을 제공하는 민토만의 강점이 희미해졌고, 결국 하향길을 걸었죠. 2009년 '민들레 영토 어머니점'으로 불리던 신촌점마저 문을 닫아 이제는 경희대 근처 한 곳만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문화비(5000원)를 받고 있네요. 커피, 녹차, 홍차 등은 무한 리필이 가능하고요.
1990년대 국내 베이커리를 주름잡던 크라운베이커리입니다. 제빵 업계 최초로 TV 광고도 했는데요. 한때 가맹점 수 1000개로 업계 1위를 달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으로 생크림 케이크를 출시하며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답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모기업 크라운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 기반을 잃었는데요. 크라운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해태까지 인수하면서 크라운 베이커리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그 사이 파리바게뜨가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왔고, 1997년 CJ 까지 뚜레쥬르로 베이커리 업계에 진출하면서 크라운 베이커리는 2013년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콜드스톤은 2000년대 중반 배스킨라빈스, 나뚜르와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차가운 화강암 돌판에 아이스크림과 과일 등 여러 가지 토핑을 섞어 만들어 먹는 이색적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죠.
콜드스톤은 1988년 미국 애리조나의 콜드스톤크리머리로 시작한 브랜드인데요. 국내에서는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이 2006년 들여왔습니다. 한때 매장 수가 66개에 달했으나 매출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CJ푸드빌이 재계약을 포기했죠. 콜드스톤은 그렇게 2015년 말 사업을 철수하게 됩니다.
이후 3년 만인 2018년 스타럭스가 콜드스톤크리머리와 다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고 이대역점 1호점을 오픈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가 문제였습니다. 카페 경쟁도 격화되는 시점이어서 결국 2020년 또다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외국 프랜차이즈로서는 이례적으로 두 번이나 사업을 접은 브랜드가 됐네요.
최근 유행하는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이전에 토핑 아이스크림 시대를 연 콜드스톤이 있었으니. 이 브랜드가 경쟁력을 유지했다면 현재까지 배스킨라빈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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