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5일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안정적인 장기투자형 연금상품 개발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5일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안정적인 장기투자형 연금상품 개발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전일 발표된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계획’에 발맞춰 자산운용업계에 사적연금 상품 출시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김병환 위원장은 이날 6번째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일환으로 ‘자산운용업권 간담회’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고 이같이 밝혔다. 행사에는 공모 운용사 6곳 외에도 사모·외국계 운용사가 배석했다.
그는 "국민의 자산운용 수요를 충족하고 고령화에 따른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자산운용산업이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고 더 발전해 나가야 할지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병환 위원장은 "국민들의 노후 대비 및 생애주기별 자산관리를 위한 자산운용업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타깃데이트펀드(TDF) 위주의 펀드 투자가 이뤄지는 해외 사적연금시장을 볼 때 우리 사적연금시장 발전도 운용사 역량에 달려있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전일 발표된 연금개혁 추진계획과 관련이 깊다. 정부는 현재 소득의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연령대에 따라 매년 0.25%포인트~1%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려 최종 13%까지 인상하는 내용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퇴직연금 의무화와 개인연금 세제 혜택 확충 방침도 밝혔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3층 연금’ 체제로 노후 안전망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일임형 퇴직연금 샌드박스, 퇴직연금 갈아타기 시스템 구축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다양한 사적연금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김 위원장은 또 "상장지수펀드(ETF) 베끼기, 수수료 인하, 형식적인 의결권 행사 등 단기 수익 추구에 치중하느라 장기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소홀했다"고 지적하며 운용업계에 밸류업 노력 일환으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지난달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운용업계에 당부했던 바와도 일맥상통한다.
자산운용업계의 질적 성장을 강조하며 특정 자산·상품 쏠림현상을 꼬집기도 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독창적이고 특화된 상품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 또한 공모펀드 상장, 펀드 비교 추천 서비스 등을 통해 공모펀드의 다양성과 접근성 제고를 추진하겠다"며 "혁신기업이 모험자본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조속히 도입하기 위한 입법 노력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모펀드 제도 운영 상황도 점검·평가를 거쳐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자산운용업계도 ‘주식시장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화답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며 밸류업 펀드를 조속히 출시한다. 선관주의 의무 준수를 위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노력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외부 요인으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볼 때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로서 공모펀드의 역할이 매우 미약한 상황이었다"면서 "펀드가 자본시장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업계와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퇴직연금시장의 문제점을 꼽으며 정부의 제도 개선도 촉구했다. 서유석 협회장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이 원리금보장상품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국민의 노후보장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며 실적배당형 상품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짚었다. 이와 더불어 장기투자펀드 세제 혜택 지원 등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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