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가해자들이 수사에 대한 대처 방법 등을 의논하고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등장했다. 해당 커뮤니티에 가입한 일부 가해자는 '잡힐 리 없다'며 수사기관을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에는 '학교폭력 딥페이크 대책본부'라는 이름의 카페가 등장했다. 카페 이용자들은 자신의 텔레그램 딥페이크 가해 경험을 공유하면서 경찰 조사에 대비한 대처법이나 처벌 가능성 등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정부가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가해자들이 수사에 대한 대처 방법 등을 의논하고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등장했다. [사진=아시아경제]
원본보기 아이콘해당 카페 게시판에는 "딥페이크 지역방 외에 겹지방(겹지인방)을 운영했다. 아직 고등학생인데 문제가 되느냐", "단순 시청만 했는데 요즘 난리 나서 두렵다"는 등의 글이 올랐다. 자녀가 딥페이크 방을 이용했다며 대응 방안을 묻는 부모들의 글도 일부 있었다. 일부 딥페이크 가해자들은 실제 처벌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솔직히 이거 갖고 덜덜 떠는 게 에바(오버)인 이유'라는 글에서 "방에 들어간 사람들 신원 따기도 쉬운 게 아닌데 얘가 들어가서 뭘 했는지까지 다 정리해서 수사 못 한다"고 주장했다. 카페 내 운영진이기도 한 이용자는 '4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박사방 사건' 당시 주범 조주빈을 제외한 채팅방 참여자 대부분은 처벌받지 않았다. 방에 있기만 한 애들은 안심하라"고 조언했다.
한 이용자는 '솔직히 이거 갖고 덜덜 떠는 게 에바(오버)인 이유'라는 글에서 "방에 들어간 사람들 신원 따기도 쉬운 게 아닌데 얘가 들어가서 뭘 했는지까지 다 정리해서 수사 못 한다"고 주장했다. 카페 내 운영진이기도 한 이용자는 '4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박사방 사건' 당시 주범 조주빈을 제외한 채팅방 참여자 대부분은 처벌받지 않았다,. 방에 있기만 한 애들은 안심하라"고 조언했다. [사진출처=네이버 카페]
원본보기 아이콘학부모인 듯한 한 이용자가 "제 아들이 딥페이크 방에 들어가 있는데 괜찮은 것이냐"는 댓글을 달자 게시물 작성자는 "미성년자라 큰 처벌 대상은 안 남는다. 혹시 같은 학생을 딥페이크 한 것이면 학폭(학교폭력)으로 빠져서 생기부(생활기록부)에 안 남게 주의하라. 일단 핸드폰 뺏어서 (텔레그램) 탈퇴부터 시켜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해당 카페는 2011년 다른 카페명으로 개설됐는데 딥페이크 성범죄 사태가 공론화한 뒤인 지난달 28일 현재 카페명으로 변경됐다.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 개정에도 여전히 낮은 처벌 수위로 인해 이런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가해자는 버젓이 텔레그램 대화방에 참여하면서 가해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의 집중 단속에 대화방 다수가 삭제됐지만, 여전히 범행 대상으로 삼을 지인을 수소문하는 '대학별 겹지인' 같은 대화방이 존재했다. 특히 "기자나 경찰이 들어올 수 없는 안전한 방"이라며 지인 사진과 계좌 정보 등으로 까다로운 인증을 요구하는 대화방도 등장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딥페이크 성범죄를 취재해 보도하는 기자를 겨냥한 대화방이 개설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의 프로필 사진을 공유하고 "기자들도 당해봐야 헛소리 작작 쓴다", "기사 내기만 해봐" 등 조롱하기도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N번방, 박사방 사태 이후 관련 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유포 목적이 입증되지 않는 (허위영상물) 소지나 시청은 처벌되지 않는다"며 "처벌되는 경우도 상당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데 이 가해자들은 집행유예는 처벌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성 착취물 제작·유포자에 대한 처벌 강화 외에도 범죄 창구로 이용되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이뤄져야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022년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성 착취물이 유포되는) 플랫폼에 책임을 지우는 법률이 입법되기 시작했는데 국내에선 여전히 모니터링만 이뤄질 뿐 처벌 규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