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가장 큰 9월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매매 전략에도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월가는 섣부른 시장 방향 예측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단념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배당주와 수출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일(현지시간) "8월 여름 휴가철이 끝났지만, S&P500의 휴가는 이제 막 시작될 수도 있다"며 "평균적으로 9월에는 단순히 개별 주식들이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가 한 달을 통째로 마이너스로 마감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미국의 정치적 '빅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역사적으로 9월 약세장은 통계적으로도 검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1928년 이래로 S&P500지수가 9월에 하락장을 맞이했던 경우는 55%에 달했다. 또 투자 리서치 기업 CFRA 데이터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S&P500지수의 월별 평균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9월(-0.78%)이 12개월 중 가장 낮았다.
이처럼 9월 증시가 대체로 약세를 보이는 원인 중 하나로는 월가의 거래 규모 확대가 지목된다. 8월 여름 휴가철과 9월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시장의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하락 변동성이 상승 모멘텀을 앞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금융회사 소파이의 리즈 영 토마스 투자전략 책임자는 "S&P500의 월 거래량은 6월~8월 사이 평균 152억주이지만, 투자자들이 책상 앞으로 돌아오는 9월에는 172억주까지 뛰어오른다"며 "9월에 S&P500이 어느 방향으로든 2% 변동하는 건 일반적이고, 특히 하락이 상승 모멘텀을 크게 앞선다"고 평가했다.
다만 오는 17~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는 9월의 하락장 전통을 반전시킬 변수로 꼽힌다. 시장은 비농업 고용 및 실업률 등 이번 주 대거 발표되는 일자리 지표에서 노동시장의 급격한 냉각이 확인되지 않는 한 연방준비제도(Fed)의 '스몰컷'(금리 0.25% 인하)을 점치는 분위기다. LPL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최고기술전략가는 "경제 데이터가 개선된다면 소프트랜딩이 힘을 받고 지난 몇년간의 9월 약세 행진을 멈출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여전히 하락 위험이 더 높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9월 약세장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서도 섣부른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증시 방향 예측은 멀리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9월 증시가 지닌 계절적 변동은 예측이 어려울 뿐 아니라 장기적인 현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영 토마스 전략가는 "금리 인하로 인해 달러 가치와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주식을 물색해야 한다"며 '배당주'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 배당주가 채권투자자들의 새 수입원으로 간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주들도 빛을 볼 수 있다. 금리 인하는 달러 가치 하락을 의미하므로 상대적으로 비싸진 외국 통화를 벌어오는 미국의 수출기업들이 수혜를 입게 된다. 영 토마스 전략가는 "달러 가치 하락은 의료 수출을 증가시킬 것이며, 무역이 활성화되면 항공우주 및 방산업체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9월 약세장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도 잇따른다. 턴퀴스트 전략가는 "9월이나 10월에 하는 저점 매수는 매우 좋은 매매 전략"이라며 "10월에 시황이 개선되기 시작하고 11월과 12월 연말 랠리가 찾아오면 매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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