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내 거주 중인 26가구와 경로당에서는 언제 보상해주냐고 묻습니다. 그만큼 마을 사람들이 국가산단 추진에 긍정적입니다."
지난달 29일 찾은 경북 안동시 풍산읍 노리 67-1번지 일원. 바이오생명 국가산단 조성을 추진 중인 이곳은 105만㎡ 규모로, 동쪽에 안동추모공원, 남쪽에 중앙고속도로 등과 경계를 두고 있었다.
안동 국가산단은 총 15개 후보지 중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면제된 용인·고흥·울진 등 세 곳을 제외하고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지난해 3월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후 10월 사업타당성조사 용역에 착수했으며, 올해 6월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예타를 신청했다. 사업 시행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북개발공사다.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바이오 분야)에도 지정되기도 했다.
이미옥 LH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은 "내년에 산단 계획 승인을 완료하고 2026년 상반기부터 보상에 착수해 2027년 착공,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며 "산단 용지 분양가는 안동시 지원을 받아 조성원가 수준(약 70만원)에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치 업종은 바이오백신, 대마(HEMP) 중심의 바이오의약 산업이다.
LH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 세계 백신 시장 규모만 연평균 10.2% 성장해 2026년에는 149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인구 증가도 바이오 시장 규모 확대 요소다. 게다가 안동은 바이오 관련 시설을 이미 두루 갖추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등 산업시설과 경북 바이오산업연구원·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등 연구시설이 대표적이다. 안동시 조사 결과 172개 기업이 입주를 희망할 만큼 수요도 탄탄하다.
안동시는 국가산단이 조성되면 3038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26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1833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송인광 안동시 경제산업국장은 "그동안 안동이 문화·관광을 테마로 했다면 이제는 경북도를 4개 분야로 나눠서 바이오생명 분야를 키우려 한다"며 "안동은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갖추고 있고, 인력 수급은 가톨릭대 학생 사전교육 등 맞춤형 인재 사업을 4년째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세포실증은 풍산읍 괴정리 1021번지에 있는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센터는 동물을 통한 비임상 시험만 담당한다. 백신 후보물질의 수율 개선과 효능 평가 등을 바탕으로 기업의 백신 산업화 촉진·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역혁신기관인 이곳에는 국제백신연구소와 백신 개발 바이오 벤처인 '인테라'가 입주해 있었다. 인테라는 기업공개(IPO)를 목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계별 시험 효율화를 위해 공간을 원형으로 구성, 안전을 위해 실험 도구 폐기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폐쇄회로(CC)TV는 사각지대 없이 설치돼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비임상 단계는 데스 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라고 불린다. 백신 산업화의 병목으로 작용한다"며 "이곳에서 비임상 실험을 중점 지원해 K-백신 산업의 글로벌 성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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