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29일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의 반도체주 차익실현 압력이 커질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9.08포인트(0.39%) 떨어진 4만1091.4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3.62포인트(0.6%) 내린 5592.1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8.79포인트(1.12%) 밀린 1만7556.03에 장을 마감했다.
종목별로 보면 기술주가 약세였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는 정규 거래에서 2.1% 하락했다. 장 마감 후 엔비디아는 올해 2분기 매출 300억4000만달러(40조1785억원), 주당순이익 0.68달러(909원)를 기록했다고 밝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간외거래에서 약 7% 떨어지는 등 추가 하락이 이어졌다. 김지원·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전망치 상회한 실적에도 시장의 기대치가 높았던 탓에 실망감을 앞세우며 시간 외 거래에서도 약세였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1.34% 하락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각각 1.13%, 0.78% 떨어졌다. AI 수혜 주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19.02% 고꾸라졌다. 전날 힌덴버그 리서치가 공매도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연차 회계보고서 제출이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9억8190만달러 규모 주식을 추가 매각했다고 발표했음에도 0.71% 상승했고, 기술주를 제외하곤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한 기업이 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1.0%, MSCI 신흥지수 ETF는 0.6% 하락했다. 유렉스(Eurex) 코스피200 선물은 0.8% 하락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 확산이 예상된다"며 "뚜껑을 연 엔비디아 실적은 '서프라이즈'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쇼크' 수준이다. 최근 지지부진했던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 차익실현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원·임정은 연구원도 "국내도 반도체주 중심 매물 출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 흐름을 주시하며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일 발표될 미 7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며 "이날 발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 결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34원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4원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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