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보험사 보험계약대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1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서민층이 급전 마련을 위해 보험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26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을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사 대출채권 잔액은 26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조7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1000억원 줄었고 기업 대출은 6조7000억원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보험사의 대출채권 잔액이 줄었지만 보험계약대출은 예외였다. 6월 말 기준 보험계약대출은 7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보험계약대출은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으로 계약한 보험을 해약할 때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최대 95%까지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까다로운 서류를 요구하는 은행권과 달리 별도의 심사 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지난달 기준 보험계약대출의 평균 금리는 4~8% 수준이다.
최근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가 은행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1금융권과 2금융권의 이자 역전 현상은 일종의 왜곡 상황으로 은행과 문제점에 대해 소통하겠다”며 “그것이 개입이라고 비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금융당국이 책임지면서 관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6월 말 기준 보험사 주담대 대출채권 잔액은 5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6000억원 줄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반기엔 보험사 주담대 잔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6월 말 기준 보험사 대출채권 연체율은 0.55%로 전년 동기 대비 0.2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0.16%포인트 늘었고 기업 대출은 0.29%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77%로 전년 동기 대비 0.44%포인트 급등했다.
보험사 부실채권 비율은 0.75%로 전년 동기 대비 0.3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0.06%포인트, 기업 대출은 0.44%포인트 올랐다. 부실채권 비율의 경우 대기업은 0.07%로 전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줄었으나 중소기업은 1.33%로 0.69%포인트 치솟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 등 보험사 대출 건전성 지표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흡수 능력 제고와 부실자산 조기 정상화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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