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복판 인도에서 갑자기 싱크홀이 발생해 지나가던 인도인 관광객이 8m 아래로 추락해 실종됐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현지 매체 더스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 당왕이 지역 인도를 걸어가던 48세 인도인 여성 관광객이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아래로 떨어졌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이 여성이 일행과 함께 걸어가던 중 갑자기 사방 2m 정도 넓이의 보도블록이 쑥 꺼져 땅 밑으로 추락하는 모습이 찍혔다. 싱크홀 깊이는 약 8m에 달했다.
신고받은 현지 소방·구조 당국은 현장에 인원을 급파해 땅속을 수색하고 있지만, 실종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루스디 모하마드 이사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장은 싱크홀 밑에 지하수가 거세게 흐르고 있어서 실종자가 쓸려 내려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해에도 같은 장소에서 땅속 흙이 쓸려 내려가 복구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고 현장 지하에 하수·가스관이 놓여 있어 굴착하다 이를 건드리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 수색 계획을 면밀하게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종자는 남편, 친구 여러 명과 함께 두 달 전에 이곳에 와서 휴가를 즐기다가 이날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귀국 하루 전 사고를 당했다. 싱크홀은 지반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현상을 말하는데, 싱크홀 발생의 주요 원인은 땅속에서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생긴 빈 곳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 현장 주변 도로에서 잇따라 싱크홀이 생기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7시께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인근 공사 현장 부근에서 지름 약 5m, 깊이 약 3m에 달하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사상구청과 부산교통공사는 차량을 우회하도록 조치하고 도로 보수 공사를 했다. 사고 다음 날인 21일 오전 10시16분에는 이곳으로부터 200m 떨어진 사상구 감전동 학감사거리 부근 편도 4차로 도로에서 지름 50㎝, 길이 1m 크기의 싱크홀이 생겼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나던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이 구멍에 앞바퀴가 빠지는 바람에 차량 뒷좌석에 앉아 있던 동승자가 얼굴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사상구에 따르면 사상~하단선 1구간 건설 현장 주변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는 올해에만 6건이다. 지난 4월과 5월, 7월은 각 한 차례씩 발생하다 이달 들어 3차례나 발생했다. 사상~하단선은 2호선 사상역에서 하단역까지 7개 역, 총연장 6.9㎞로 2026년 말 개통을 목표로 사업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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