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소방 "벌집 발견하면 119에 신고해 주세요"

이달 20일 기준, 하루평균 170건 벌집 제거 출동

말벌에 쏘이면 쇼크…"119 신고 응급처치받아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본부장 이오숙)는 최근 이상 고온과 지속적인 열대야 현상으로 벌집 제거 출동과 벌 쏘인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도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3일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벌집 제거로 출동한 건은 3만2827건이다. 이 가운데 81%인 2만6623건이 날이 무더운 7월부터 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전북소방 벌집 제거 출동.[사진제공=전북소방]

전북소방 벌집 제거 출동.[사진제공=전북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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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상 기후로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벌집 제거 출동도 늘었다. 7월은 3031건으로 지난해보다 59%가 증가했다. 8월도 20일 기준 3403건으로 벌집 제거 출동은 하루평균 170건에 이르렀다.


같은 시기 벌 쏘인 환자도 증가했다. 전북소방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벌 쏘임으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은 환자는 1485명이다. 이 중 78.6%인 1167명이 7월부터 9월 사이에 발생했다.


올해 현재 기준 벌 쏘임으로 인한 심정지 사고는 다행히 없으나, 지난해와 2022년 각각 2명이 발생했다.

지난 2일 완주군 용진읍에서는 50대 여성이 집 앞마당에서 벌에 여러 차례 쏘이며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앞선 1일에는 남원시 향교동의 한 유치원 안에 벌이 들어와 6세 어린이가 벌에 쏘이기도 했다.


12일에는 전주시 인후동에서 아파트에 있던 벌집을 제거하려던 50대 남성이 벌에 쏘였다. 의식이 저하돼 구급차 안에서 에피네프린 주사 투여 처치를 받았다. 빠른 처치 덕분에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소방본부는 "벌집을 발견하면 직접 제거하려 하거나 벌을 자극하지 말고 119에 곧바로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무리하게 제거하려다가 벌에 쏘이는 경우가 있고, 벌집을 한 번 건드리면 소방대원이 출동해 제거하는데 더욱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다음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두운 계통의 옷,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에 더 큰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에 야외 활동 시 흰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벌집과 접촉했을 때는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신속하게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말벌에 쏘였을 때 홍조, 가려움증, 두드러기, 호흡곤란,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로 인한 '과민성 쇼크'를 의심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해 응급처치받으며 병원에 가는 것이 안전하다.


중증의 과민성 쇼크의 경우 입안과 혀 등이 부어올라 기도 폐쇄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를 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를 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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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숙 소방본부장은 "추석을 앞두고 벌초·성묘로 산을 찾는 분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산에 갈 때는 벌을 자극하는 향수, 향이 강한 화장품 등의 사용을 자제하고, 벌에 쏘이면 신속하게 119에 신고해 빨리 병원 치료를 받을 것"을 강조했다.


한편 전북소방본부는 벌 쏘임 사고 사망자의 79%가 쇼크로 인해 1시간 이내 사망하는 만큼 구급차에 벌 쏘임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응급처치를 위해 에피네프린 등 응급처치 약품 등을 사전 확보했다. 구급대원에게도 약물 사용에 지속적인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김건완 기자 yac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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