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반대로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리밸런싱)은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2일 제10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SK이노베이션 합병안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그 결과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반대 결정을 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는 오는 27일 열린다. 특별 결의로 진행되는 합병은 주주총회 참석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SK 지주가 지분율 36.22%로 최대 주주며 2대 주주는 국민연금(지분율 6.21%)이다. 지분율 1% 미만의 소액주주가 53.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외국인 주주 비율은 대략 22%이다.
국민연금의 반대 결정은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의 반대 권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스틴베스트는 "동일한 최대주주를 둔 상장사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사 SK E&S 간 합병 과정에서 이해상충 이슈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합병비율이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들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산정됐다"며 "중장기적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존재한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반면 ESG연구소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에 대해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합병 비율이 문제가 없으며 기업 가치 산정이 적절했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전세계 의결권 자문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두 자문사의 권고 이후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은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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