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대표 31일 검찰 출석…"尹 대통령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 생각나"

문재인 정부 시절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선임 과정과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사건 발생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대표까지 검찰에 소환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중진공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사건과 관련해 조 대표에게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을 요구했다고 21일 밝혔다. 조 대표는 오는 31일 오전 9시30분 전주지검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조 대표는 2017∼2019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뒤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검찰은 2017년 말 열린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보고, 조 대표가 당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조현옥 전 인사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입건하고, 임 전 실장 등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을 불러 당시 회의에서 오간 발언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비공식 회의 이듬해인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 자리에 올랐는데, 같은 해 7월 그가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에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씨가 전무이사로 취업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항공 업계 실무 경력이 없었던 서씨가 설립 초기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항공사의 임원으로 채용된 것을 두고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선임에 대한 대가성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서씨의 항공사 채용 과정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검찰에 의혹을 밝혀달라며 2020년 9월∼2021년 12월 4차례에 걸쳐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던 딸 다혜씨 부부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던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서씨를 태국 저비용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취업시켜 월급을 받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금융계좌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계좌 내역 분석을 통해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다혜씨 가족을 언제부터 어떤 규모로 지원했는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민정수석 당시 국회에 출석해 다혜씨 가족의 태국 이주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2018년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다혜씨 가족의 태국 이주 사실을 알았느냐'는 곽상도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질문에 "언론 보도 후에 알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검찰은 민정수석이었던 조 대표가 다혜씨 가족의 태국 이주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문재인 청와대의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실에 있던 A씨가 다혜씨 가족의 태국 이주 등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A씨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을 했는데,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인 A씨가 민정수석 모르게 대통령 가족의 이주를 도왔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씨는 현재 조국혁신당 당직자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앞서 임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출석 요구 사실을 공개했다.


조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 "검찰이 의원사무실로 연락을 하여 이상직 전 중소벤처진흥공단 이사장 임명 관련하여 '참고인 조사'를 받으라고 한다. 저는 8월31일 오전 9시30분 전주지검으로 출석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언론보도를 보면, 검찰은 이 사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그 방향으로 사건을 몰아가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지지율이 추락하자 검찰을 동원하여 노무현 대통령 수사를 밀어붙였고, 그 결과는 비극이었다"고 했다.


이어 "공개된 김건희씨의 문자와 말에 따르면 윤석열, 김건희 부부는 가증스럽게도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윤석열 검사는 노 대통령 서거 이후 열렬히 노 대통령의 딸 가족을 샅샅이 수사하고 공소장을 썼던 사람"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자 문재인 대통령과 가족을 치고 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이 생각난다"고 윤 대통령을 직접 저격했다.


조 대표는 "검찰이 오라 하니 갈 것이다"라면서도 "무슨 언론플레이를 할지 모르기에, 미리 밝힌다. 저는 이상직 전 이사장도, 문재인 대통령님의 전 사위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직씨는 통상적 청와대 인사절차에 따라 추천, 검증된 후 임명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문 대통령 전 사위의 취업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검찰에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 및 가족에 대한 수사를 하는 힘의 백 분의 일이라도 '살아있는 권력 윤석열-김건희 두 사람의 범죄 혐의를 밝히는 데 쓰길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검찰 출석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 목적으로 그림을 그려놓고 시작된 일에 정치 검사들이 동원된 것"이라며 "사건을 만들지 말고 증거가 있다면 그냥 기소하라"는 글을 올렸던 임 전 실장은 전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으며 포괄적 진술거부권을 행사, 조사 시작 3시간20분 만에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