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 간 인공지능(AI) 기술 전쟁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분은 가뭄이 잦은 물 부족 지역에서 조달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빅테크는 재활용수 사용 등을 통한 물 절약 계획을 발표했다.
1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골목에 위치한 수십 개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량이 2019년 11억3000만갤런에서 지난해 18억5000만갤런으로 약 64% 급증했다. 버지니아주는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허브로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70%가 지난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플랫폼, 구글 등 빅테크가 일찌감치 이곳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버지니아주 지역 유틸리티 공급업체인 프린스윌리엄카운티서비스당국은 올해 버지니아주의 카운티에서 운영 중인 35개 데이터센터의 총 물 소비량이 당국의 최대 일일 수요의 약 6%에 달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수는 2019년 이후 현재까지 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지티엘 인프라에 따르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750억갤런이 넘는 물을 소비했다. 이는 영국 수도인 런던이 4개월 동안 소비하는 양과 맞먹는 양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미국에서 10번째로 큰 물 소비자를 데이터센터라고 추산하는 이유다.
문제는 AI 기술 전쟁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내 물 이용이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된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하드웨어를 냉각하는 데 막대한 물을 사용한다. 상당수 물은 증발해버려 재활용이 어렵다.
환경론자들은 데이터센터에서 조달되는 물이 물 부족 지역에서 조달되고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 MS는 지난해 소비한 물의 42%가 물 부족 지역에서 나왔다고 했고, 구글은 이 비중이 15%였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버지니아주는 최근 몇 년간 가뭄에 시달리거나 건조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피에몬테환경위원회의 줄리 볼하우스 토지 이용 담당 이사는 “향후 몇 년간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는 (물 이용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빅테크는 재활용수 사용 등을 통해 물을 아끼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논평에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사업이 ‘물 긍정적’이 될 것”이라며 “회사가 직접 운영에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전했다. MS는 “8월부터 버지니아주를 위해 새로 건립되는 데이터센터는 제로워터(zero-water) 냉각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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