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일 192세대 가운데 176세대가 태극기를 걸며 남다른 나라 사랑 정신을 보여준 경북 칠곡의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15일 광복절을 맞은 칠곡군 왜관읍 무성아파트는 집마다 베란다에 태극기를 내걸고 광복의 의미와 나라 사랑 정신을 되새겼다.
징검다리 휴일을 맞아 휴가를 가거나 이사로 일시적 빈집이 된 세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가구가 태극기 게양에 동참했다.
무성아파트는 6·25전쟁 중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했던 '호국의 다리'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애국 동산'이 지척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아파트 주민의 남다른 태극기 사랑은 김금숙(60·여) 이장과 반장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한국자유총연맹 칠곡군지회의 태극기 무료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이장은 "처음에는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를 달자는 제안에 주민들 반응이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런데 모든 세대가 웃음으로 화답하며 동참했다"고 밝혔다.
칠곡군은 주요 교차로와 거리에 태극기를 내거는 것은 물론 칠곡군청 공식 SNS와 이장 회의를 통해 사회적 분위기와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6·25전쟁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도시를 살아가는 후손답게 태극기 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군민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국경일은 물론 일상에서도 태극기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53%)은 국경일이나 주요 기념일에 태극기를 달지 않는다고 답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18~29세는 70%, 30대는 65%가 태극기를 달지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5%는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국기를 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이들 4명 중 1명은 태극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 20·30세대의 경우 태극기를 가진 사람은 절반에 불과했다. 국기를 게양하지 않는 이유로는 주거지에 태극기를 걸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주로 꼽혔다.
정부는 2025년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태극기 게양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달력에 '태극기 다는 날'을 표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이 손쉽게 태극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점과 은행, 대형마트 등에 상설 국기 판매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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