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1시간여 앞둔 서울 잠실구장에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13일 예정된 야구 경기가 취소됐다. 이날 서울 송파구에는 비 예보가 전혀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오후 5시25분께 잠실구장 인근에서는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더니 세찬 소나기가 쏟아졌다. 빗물로 인해 그라운드는 질척해졌고, 일부 지역에는 커다란 물웅덩이가 고이기까지 했다.
관중석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오렌지색 응원석 앞줄은 아예 물에 잠길 지경이 됐다. 일부 팬들은 경기를 앞두고 물바다가 된 구장·사진 영상 등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유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비 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어떻게 경기 1시간을 앞두고 이럴 수 있냐", "수영해도 될 정도겠다", "야구장에 물이 차오른 광경은 처음 본다", "다른 곳은 물 한 방울 없는데 구장에만 내린 거냐"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이 펼쳐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장이 엉망이 되면서 결국 경기는 취소됐다. 해당 경기는 추후 재편성될 예정이다.
잠실 구장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에는 비 예보가 전혀 없었으며, 구장에 폭우가 쏟아질 때도 다른 지역은 화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장 인근에만 비구름이 형성된 셈이다.
이처럼 여름철에는 종종 특정 지역에서만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일명 '국지성 집중호우'다.
기상청에 따르면 국지성 호우는 기온이 상승할 때 대기에 포함된 수증기량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뭉쳐, 땅으로 재차 쏟아져 내리는 현상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공기가 이전과 달라지면서 국지성 호우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대형 국지성 호우가 포착되기도 했다. 원주종합운동장 건너편의 아파트 단지 근처에만 비구름대가 형성돼 세찬 빗줄기가 쏟아져 내렸지만, 다른 지역은 멀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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