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S-OIL)이 국내에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 설비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2026년 이후 국내 SAF 전용 생산 설비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진행 중인 석유화학 생산 시설 조성 사업으로,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에쓰오일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SAF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SAF 생산을 위한 전용 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AF는 폐식용유 등 바이오 기반 원료로 생산한 친환경 연료로, 기존 항공유 대비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40~82% 높아 항공업계 탄소 감축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원에서 2027년 약 3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이 SAF 투자를 적극 검토하는 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이 개정된 영향이 크다. 이 법은 석유 원료로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풀어 바이오연료와 재생 합성연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최근 개정됐다. 특히 유럽 등 주요국에서 SAF 의무화 규정이 강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들었다. EU는 2025년부터 27개 회원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SAF를 최소 2% 혼합하도록 의무화했으며 혼유 비율도 2050년에 70%까지 올릴 예정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의 100%를 SAF로 대체, 일본은 2030년까지 항공유 수요의 10%를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싱가포르도 2026년부터 싱가포르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에 SAF를 혼합하도록 규정했다.
에쓰오일을 포함한 국내 정유 4사는 2030년까지 SAF 분야에 약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SAF 단독 생산 설비는 전무한 상황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SA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자국에서 생산·판매되는 SAF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우리도 걸맞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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