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시작된 한국전력공사의 흑자가 올 2분기까지 4개 분기째 이어졌다. 하지만 2조원 규모였던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으로 줄었고, 자회사를 제외한 별도기준으로는 올 2분기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여전히 40조원대에 달하는 누적적자가 남아있지만 향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중동 분쟁이 지속되고 있고, 고환율 등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전에 따르면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3조 7664억원, 영업비용은 41조2168억원, 영업이익 2조5496억원을 기록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0조9996억원 증가했다"며 "매출액은 요금조정 등으로 2조5499억원 증가했고, 영업비용은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감소 등으로 8조4497억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발전사 등 자회사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는 2023년 세 차례 요금 인상과 연료 가격 안정화로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4분기 연속 흑자에 따라 누적적자 규모는 40조원 대로 줄었다. 한전은 2021년 2분기부터 2023년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누적적자가 47조5000억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를 이어가며 이 규모는 40조원대로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분기별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3분기 2조원에서 4분기 1조900억원, 올해 1분기 1조3000억원, 2분기 1조2000억원으로 감소해 적자해소 속도가 둔화했다.
특히 자회사 제외한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올해 2분기 1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한전 관계자는 "2분기(4~6월)는 전기판매수익이 줄어드는 비수기로 이 수익이 1분기 22조4000억원에서 19조8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줄었다"며 "하지만 발전자회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비용, 즉 전력구입비 감소 규모가 1조4000억원에 불과해 별도기준으로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의 부채는 2014년 108조8833억원에서 지난해 202조4502억원으로 93조3736억원 늘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13조3217억원, 47조77억원씩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향이다. 부채증가율은 2021년과 2022년 10.1%, 32.2%로 2021~2022년 2년간 발생한 부채는 전체 부채 규모 29.8%에 달한다.
부채는 전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연료비 상승분만큼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한 탓이다. 실제 2020년 101.3%였던 전기요금 원가회수율(판매액을 원가로 나눈 값)은 2021년 85.9%, 2022년 64.2%까지 낮아졌다.
한국전력이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7일 서울 한 상가 건물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윤석열 정부는 한전 경영정상화를 위해 2023년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실제론 1월과 5월 각각 kWh당 13.1원, 8원씩 총 21.1원 올리는 데 그쳤다. 4분기에는 가계 물가상승 부담을 고려해 산업용 전기만 kWh당 10.6원 인상했다. 이후 현재까지 전기요금은 동결된 상태다.
한전은 최근 중동 분쟁 지속과 고환율 등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 증가가 예상된다며 향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 도입, 연료세제 인하 기간 연장 등을 통해 구입전력비를 절감하고 있으며, 긴축경영계획을 추진하는 등 재정건전화 계획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국민께 약속드린 자구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전력구입비 절감 등 전기요금 원가 감축을 통한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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