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도 언급한 요즘 부모들 지갑 브레이커…오픈런부터 암표까지 기승

TV시리즈 '티니핑' 캐릭터 하츄핑 영화로
극장가 '핑크 핑크' 어린이 부대 출몰
'파산핑' 굿즈 오픈런에 무대인사 암표까지

'사랑의 하츄핑' 스틸[사진제공=쇼박스]

'사랑의 하츄핑' 스틸[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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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티니핑'을 좋아해요. 자기는 하츄핑, 엄마는 행운핑인데 나는 뜬금없이 시크릿 쥬쥬래요." 배우 조정석이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말이다. '하츄핑', '티니핑'은 어린이 자녀를 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학부모 지갑을 무섭게 거덜 내는 통에 등골 핑, 파산핑, 거덜핑으로도 불린다.


원조는 KBS2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이다. '캐치! 티니핑'은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토종 애니메이션으로,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8억뷰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이후 '반짝반짝 캐치! 티니 핑'(2021), '슈퍼스타 캐치! 티니 핑'(2024)이 잇따라 제작됐다.

'티니 핑'은 티니(Tiny:작다)+픽시(Pixie:요정)의 합성어로, 작은 요정 종족을 말한다. 티니핑은 하츄핑을 비롯해 빛나핑, 새콤핑, 달콤핑, 앙대핑, 아휴핑, 홀로핑, 무셔핑, 똑똑핑, 화나핑 등 100명도 넘는다. 이 중 하츄핑이 가장 인기다. 온통 분홍색으로 무장한 하츄핑은 말끝마다 '츄~'를 붙인다. '행복해' 하지 않고 '행복해츄~'라고 말하는 식이다.


티니핑 모든 시리즈에 등장한 주요 캐릭터인 하츄핑의 이야기는 극장판 '사랑의 하츄핑'으로 제작됐다. 티니핑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사랑의 하츄핑'에서는 하츄핑이 이모션 왕국의 공주 로미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그려진다. 공주 로미와 하츄핑은 '평생 친구'가 되는데, 이들은 잘생긴 왕자도 구한다. 공주는 마법에 걸린 왕자를 위해 저주를 풀어준다. 다른 티니핑인 '트러핑'과 왕자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원래 트러핑은 왕자의 짝꿍이었다. 어느 날 왕자의 아버지인 왕이 "근본이 없다"며 왕자 몰래 트러핑을 쫓아내 버린다. 왕자가 자신을 찾지 않는다고 생각해 실망한 트러핑은 보라 괴물로 변해버린다.


요즘 극장가에서는 '사랑의 하츄핑'을 보러 온 '핑크 부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로미 공주'처럼 분홍색 구두에 분홍 드레스 차림을 한 어린이들이 '엄빠'(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영화를 보러 온 모습이 눈에 띈다. 왕자가 구해주길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하는 공주에 열광하던 시대는 저물고, 왕자를 구해주는 '백마 탄 공주'에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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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 시사회에만 5만명이 몰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사랑의 하츄핑'은 개봉 당일인 7일 5만7439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배우 전도연 주연 '리볼버'(감독 오승욱)도 제쳤다. 8일에 3만5186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수는 14만2344명이다. 7~8일이 평일임을 고려하면 주말 화력은 더 셀 것으로 보인다.

극장에 갈 명분도 확실하다. 극장 3사(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는 '사랑의 하츄핑' 관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CGV는 영화를 본 관객에게 캐치티니핑 미니피규어를 주고, 씨네큐는 선착순 포토카드 증정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일부 극장 씨네샵에서는 인형, 요술봉 세트, 왕관 세트 등 다양한 굿즈를 판다. 매점 화력도 상당하다. CGV는 팝콘·음료와 함께 하츄핑 무드등을 세트로 판매하고, 메가박스는 마그넷 버킷이 포함된 ‘사랑의 하츄핑’ 콤보를, 롯데시네마는 베이비 티니핑 인형 키링을 주는 어린이 콤보를 선보이고 있다.


영화 전후로 인형 탈을 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무대인사' 회차는 '피케팅'(피+티켓팅)이 이어지고 있다. 오픈 족족 매진되고 있는 무대인사 회차의 좌석판매율은 99%에 달하며 인기다. 심지어 암표까지 등장했다. 최근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정가보다 몇 배 비싼 불법 티켓을 팔겠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그러자 배급사 쇼박스는 "다양한 지역과 극장에서 무대 인사를 할 수 있게 하겠다"며 불법 거래를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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