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복귀 우려에 공급망 문제 심화…美 침체 징후 없어"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의 클레크 CEO
"미·중 무역전쟁 대비해 일찍 주문 나서"
"연말까지 홍해 지정학적 긴장 지속 예상"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에 해운 업계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심화 전망에 고객사들이 선적을 서두르면서 공급망 문제가 악화된다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의 빈센트 클레크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고객들이 평소보다 일찍 크리스마스 주문에 나섰다면서 이같이 우려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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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크 CEO는 "미국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주문을 앞당기고 있다"며 "공급 차질, 무역 전쟁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얼마나 주문이 늘었는지 말하기 어렵지만, 고객사들은 크리스마스 상품을 미리 창고에 보관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미 지난 6월 고객사들에게 연말 선적을 앞당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시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미국뿐 아니라 다른 지역 수입 업체들도 서두르고 있다. 회사 측은 2분기 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10% 가까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클레크 CEO는 회사가 미국 경기가 침체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고가 연초보다 높지만, 연초엔 재고(인도 또는 가공 전에 보관되는 상품)가 매우 낮은 수준이었고,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는 수요가 지금처럼 얼마나 오랫동안 회복력을 유지할 것인지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공급망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극심한 혼란을 겪다 회복됐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세계 주요 교역로인 홍해를 지나가는 선박들이 공격을 당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선사들이 아프리카들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택하며 공급망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연간 기본영업이익 전망을 6월 10억~30억달러에서 지난 1일 30억~50억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수정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최대 50억달러의 손실을 예상했다. 세계 무역 증가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의 영향이다.


클레크 CEO는 CNBC에 적어도 연말까지 홍해 우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2, 3분기에 일부 선박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상당한 비용 상승이 예상되고, 고객에 전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유럽이나 미국 동부 해안으로 가는 노선의 경우 20~30%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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